I've Been Trying To Tell You

I've Been Trying To Tell You

Saint Etienne의 10번째 정규 앨범은 원래 지금과는 다른 음악으로 채울 예정이었습니다. 2020년 초, 멤버 Bob Stanley, Pete Wiggs, Sarah Cracknell은 여기에 수록되지 않은 다른 곡들을 거의 완성해둔 상태였죠.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상황이 이어지자 그 곡들을 믹싱할 수 없었고 작업도 중지되었습니다. 작업 재개를 기다리는 동안, 멤버들은 각자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생각해냈습니다. 먼저 한 명이 2018년 크리스마스에 발표했던 'Surrey North EP'를 다시 살펴보았죠. 몇 해 전, Stanley는 유튜브에서 베이퍼웨이브 음악을 듣고 매료되었습니다. 이제 멤버들은 각자의 집에서 80년대의 R&B를 뒤틀거나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프로듀싱 작업을 했고, 그걸 버려진 건물들의 이미지로 만들어냈습니다. Stanley가 흥미를 느낀 것은 흐릿한 과거에 대한 향수였습니다. 그는 Apple Music과의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보통 베이퍼웨이브 음악에서 샘플되거나 이미지가 차용되는 건 미국이나 일본의 음악이죠. 그래서 저희는 '영국의 과거 한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영국적인 이미지와 샘플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이들이 샘플링하기로 결정한 시기는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는 것으로 시작해 9·11 테러로 끝난 1997년부터 2001년까지입니다. 영국 전역에 걸쳐 낙관주의가 퍼졌던 마지막 시기이자 많은 이들이 되돌아보며 갈망하는 바로 그 시기입니다. "그땐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거의 없었어요. 소셜 미디어 같은 거 말이죠." Stanley의 말입니다. "인터넷은 거의 쓰지 않았고, 지금은 모두가 확실히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는 기후 재앙도 당시엔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지 아무도 몰랐죠." 멤버들은 그 시대의 R&B와 팝 음악에서 샘플을 찾아 헤맸습니다. 이메일과 화상 통화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고, 파일을 보내며 작업했죠. 그리고 찾은 음악들을 확장해 매혹적인 8개의 곡을 새롭게 빚어냈습니다. 여름 특유의 따스한 느낌과 자기성찰적인 정서를 가득 담은 곡들이죠. 멜로디는 느리지만 끈덕지게 남아있고, 한편으로는 비애감이 밤 그늘이 지듯 밀려듭니다. 그리고 과거에 대한 향수란 구체적인 부분을 지운 채 흐릿한 느낌으로만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Stanley는 말합니다. "기억이 말해주는 걸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모든 시대에는 그때만의 잔인함이 있어요. 하지만 90년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좋은 점만 기억해버리곤 하죠. 십 대였을 때는 사람들이 60년대를 되돌아보며 얼마나 멋진 시대였는지 말하곤 했잖아요. 하지만 모두들 옛날 남부에서 흑인들을 린치했던 건 잊어버리고 The Monkees를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아래, Stanley가 앨범의 한 곡 한 곡을 설명하며, 절반만을 기억하는 과거로의 여행으로 안내합니다. Music Again "이건 Pete가 쓴 곡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같이 샘플을 찾고 나서, 그가 그걸 최면적이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확장했어요. 그런 다음 Sarah가 쓴 가사를 얹었죠. Honeyz의 'Love of a Lifetime' 샘플을 넣은 게 마음에 들어요. 사람들은 Honeyz를 '묻힌 R&B 그룹' 정도로 생각하지만, 확실히 그렇지 않았거든요. 당시 Radio 2에 계속 노래가 나왔었어요. 톱 10 차트에도 두어 곡 들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 곡을 들으면, 그때 있었던 진짜 기억을 건드릴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래서 이 앨범에 사용한 샘플들은 모두, 아주 유명한 곡이 아니더라도 당시 대세였던 음악이에요." Pond House "샘플곡인 Natalie Imbruglia의 'Beauty on the Fire'는 톱 30에 들었던 곡이에요. 저희는 엄청난 양의 샘플들, 그 시기의 앨범들을 듣고 또 들었어요. 확장해서 곡으로 만들 만한 부분을 건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요. 새로운 악기를 처음 시도해 볼 때처럼, 이걸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기타 페달을 이리저리 써보는 거죠. 저흰 그 시기의 비교적 잔잔하고 좋은 곡들을 찾고 있었어요. 결국 안 쓴 곡들의 목록이 정말 길어요. Sonique의 'Sky'라는 곡도 있고, Jamelia의 'Antidote', 'Life'도 있고요. 어쩌면 나중에 그 곡들을 쓸지도 모르겠네요. Mel B의 솔로곡, Martine McCutcheon, Lutricia McNeal의 곡들도 있어요." Fonteyn "샘플이 된 곡은 Lighthouse Family의 곡인데, 가장 유명한 히트곡인 'Lifted'는 아니에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싱글 'Raincloud'입니다. 그때 Radio 2에서 그 음악을 들으면서, 베이스라인으로 피아노가 깔리는 걸 정말 좋아했었어요. 이 곡에서 그걸 활용했죠." Little K "서로 이것저것 주고받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Pete가 필수적인 부분을 다 해놓고 그걸 보내주는 식이었죠. 받고 나서는 '음, 굉장하군' 생각했어요. 'Little K'에서는 Sarah가 가사를 쓰고 가장 중요한 부분을 생각해냈어요. 그러면 Pete가 그걸 음악에 맞게 조금씩 편집했죠." Blue Kite "Pete가 집에서 만든 곡이에요. 1990년대 초반에 저희 곡에 사용됐던 소스들을 약간 사용했어요. 그렇게 뽑아낸 걸 보면 My Bloody Valentine이 떠오르죠. 기타가 두드러지진 않지만요. 'Loveless' 앨범 활동 18개월 이후에 그들이 새 앨범을 만들지 않았다는 건 슬퍼요. 드러머 Colm이 정글 장르에 심취했던 게 기억나거든요. 아마 녹음도 했을 거예요. 그때 '와, 다음은 뭘까?' 생각했었죠. 하지만 이후 20년 동안 새 음악을 발표하지 않았어요. 90년대 초반에는 방향이 정말 다양했고 영감을 얻을 만한 컨템포러리 음악도 아주 많았어요. 과거에 좋아했던 사이키델리아, 노던 소울 같은 것 외에도 그런 음악들이 전반적으로 이번 앨범에 쓸 만한 팔레트가 되어준 것 같아요." I Remember It Well "TV와 영화 음악 작업을 많이 하는 Gus Bousfiled라는 사람과 함께 일한 적이 있어요. 그는 엔지니어이자 프로듀서이고 멀티 악기 연주자이기도 해요. 전 '젓가락 행진곡(Chopsticks)'도 간신히 치는 사람이라 그런 사람이 필요해요. 원하는 걸 다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정말 좋죠. Gus가 브래드포드에서 열린 한 실내 시장에서 이 곡에 샘플링된 대화를 녹음했어요. 사운드가 심하게 왜곡됐죠. 사람이 하는 말 같지만 실제로는 단어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그는 이 곡에서 살짝 '트윈 픽스' 분위기가 나는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어요." Penlop "만드는 데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 곡 같아요. Pete가 만든 버전은 8분 정도였죠. 뒷부분으로 갈수록 사운드가 더욱 왜곡되었어요. 훅 떨어진 후에 다시 치고 들어오는 부분이 전 너무 좋아요. 그러고 난 후엔 또 다른 레벨로 솟구쳐 올라가죠." Broad River "이 곡의 피아노 파트는 원래 Tasmin Archer의 곡인 'Ripped Inside'의 인트로였어요. 그 곡의 피아노 한 마디, 두 마디를 잘라서 가져왔어요. 사람들이 '1993년 앨범 'So Tough' 이후 처음으로 샘플링을 한 앨범이네'라고들 하는 게 재미있어요. 사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전엔 샘플링을 분명하게 드러나게 쓰지 않았을 뿐이죠. 몇 년 동안 샘플을 써서 발표한 곡들이 많았는데, 샘플링을 할 때는 이미 있는 곡에서 약간만을 취해서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를 가진, 완전히 새로운 곡을 쓸 수도 있거든요. 이 곡도 그런 경우인 것 같아요. 저는 'Broad River'의 사운드가 정말 좋거든요. Tasmin Archer의 곡은 분명 좀 더 어둡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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