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What It Is

It Is What It Is

"Thundercat이란 이름을 내건 Stephen Bruner의 네 번째 앨범 'It Is What It Is'는 온갖 상실감으로 뒤덮여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는 사랑을 잃었고, 소중했던 친구 Mac Miller를 잃었고, 분별력과 자제력을 잃었다. 그는 Mac Miller가 세상을 떠나기 몇 시간 전 그와 통화를 했다. 하지만 그는 주저앉아 울고 있지만은 않았다. 재즈 퓨전계의 괴짜를 21세기 블랙 뮤직의 선구자로 격상시킨 2017년 앨범 'Drunk' 때와 마찬가지로, 신작 'It Is What It Is'에서도 가공할 만한 유머 감각을 한껏 발휘하여 앨범 구석구석에 위트를 채워 넣었다. 뿐만 아니다. 복잡다단한 아프로 재즈 'Innerstellar Love'와 웃음기 없고 무표정한 R&B 'Dragonball Durag', 죽음에 대한 관념적 사색 'Existential Dread'와 친구 Louis Cole에 대한 애정을 담은 칩튠 스타일 펑크 넘버 'I Love Louis Cole' 같은, 성질이 극과 극인 트랙을 병치시켜 반전 묘미를 극대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몇 년간 정말 다사다난했어요." 그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장난기 넘칠 수 있어요." 앨범 타이틀이 말해주듯이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삶을 짓누르는 고통과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나간 일에 매달리는 건 결코 도움이 안 된다. 좋다 나쁘다, 행복하다 불행하다 식의 이분법적 구분이나 모든 것에 일일이 라벨을 붙여 규정짓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그의 곁엔 그를 각성시켜주고 붙잡아줄 좋은 사람들이 많다. 공동 프로듀싱을 맡은 Flying Lotus부터 Miguel Atwood-Ferguson, Louis Cole, Childish Gambino, Ty Dolla $ign, Slave의 전 보컬리스트 Steve Arrington까지 발 벗고 나서 도와준 동료들 덕분에 앨범 크레딧은 전작에 버금갈 만큼 화려하고 대단해졌다. 오프닝부터 클로징까지 훑는 동안 들려준 여러 가지 이야기, 초탈한 듯 차분한 말투와 웃음에서 그가 그동안 얻은 깨달음의 깊이와 넓이가 느껴진다.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사실 모든 걸 다 말한 건 아니에요. 여기 있는 건 비하인드 스토리의 일부죠. 그래도 이걸 보시면, 왜 앨범 제목을 'It Is What It Is'라고 붙였는지 대충 파악이 되실 거예요. Mac의 죽음은 저에게 인생을 보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여전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참 기뻐요." Lost in Space / Great Scott / 22-26 "키보드 연주자 Scott Kinsey와 연주를 맞춰보다가 즉흥적으로 탄생한 곡이에요. 저는 인트로에서 이렇게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좋더라고요. 뭔가 아리송하고 쉽게 감이 안 잡히면 좀 더 파헤쳐 보고 싶잖아요. 뭔가 대단한 게 숨겨져 있는 것 같고, 뒤에 엄청난 게 이어질 것 같죠. 이런 궁금증이나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게 좋아요." Innerstellar Love "재지하고, 지극히 블랙 뮤직스럽고, 또 스펙터클한 곡이에요. 듣고 있으면 우주 한가운데서 길을 잃었다가 갑자기 목표점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든달까요. 색소폰을 맡아준 Kamasi Washington과 제 동생이기도 한 드러머 Ronald Bruner, Jr의 연주는 경외심이 들 정도로 정말 대단해요." I Love Louis Cole (feat. Louis Cole) "간단명료하게 말해서 저는 Louis Cole을 사랑해요. 가수로서뿐만이 아니라 작곡가, 편곡가로서도요. 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이에요. 그는 그룹 KNOWER 멤버이기도 한데, 노래에 작곡에 편곡까지 못 하는 게 없고 못 다루는 악기도 거의 없어요. 게다가 음악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거의 없을 정도로 엄청 박식해요. 천재라는 수식어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사람이죠. 우리가 마지막으로 같이 작업한 곡은 3집 앨범 'Drunk'에 수록된 'Bus in These Streets'였어요. 그는 저에게 영감을 주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는 사람이에요. 이런 사람과 친구 사이로 지낼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에요." Black Qualls (feat. Steve Lacy, Steve Arrington & Childish Gambino) "Steve Lacy가 곡 제목을 붙였는데, 'Qualls'는 'walls'의 철자만 살짝 바꾼 거예요. 참고로 'black walls'라는 말은 현재 미국에서 젊은 흑인 남성이 처한 상황을 의미해요. 옛날엔 흑인의 대다수가 문맹이었어요. 혹시라도 글을 읽을 줄 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가족 앞에서 공개처형을 당했죠. 흑인으로 살아가려면 나의 재물과 지식을 숨기는 법부터 터득해야 했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벽을 세울 수밖에 없었어요. 참 아픈 역사죠. 그런데 문제는 몇 백 년이 흐른 지금도 아직 이런 습관이 남아있어서 지나치게 세상을 경계하고 두려워한다는 거예요. 적어도 제 생각은 그래요. 하지만 이건 흑인만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잘못이에요. 쓸 데 없이 겁먹고 담부터 쌓는 것도 문제지만, 괜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불안을 부추기는 이 사회도 문제니까요. 거기엔 인터넷도 단단히 한몫했죠. 우리 모두 스스로를 똑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어요.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행동해도 되고요. 이 노래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바로 그거예요." Miguel’s Happy Dance "노래 주인공 Miguel은 Miguel Atwood-Ferguson예요. 이번 앨범에서 키보드를 연주했고, 현악 편곡 작업에도 참여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몇 년 동안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그래서 너무 무겁지 않게 Miguel의 행복한 댄스 음악을 넣고 싶었어요." How Sway "약간 속도감이 있으면서 연주하기 까탈스러운 곡이 좋아요. 이 노래가 딱 그렇죠. 어찌 보면 연습용 곡 같기도 해요." Funny Thing "이 러브 송은 사실 너무나 명확해서 굳이 설명이 필요 없긴 한데, 이 안에 숨겨진 유머를 눈치채 주셨으면 좋겠어요. 듣고 웃을 수 있게요." Overseas (feat. Zack Fox) "브라질 상파울루는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어요. 가면 하루 종일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손가락에 쥐가 날 때까지 베이스를 퉁겨댈 거예요. 저한테는 그게 최고거든요. 저에게 있어 지상 낙원은 상파울루인 거죠. 근데 사실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누구한테는 그게 일본일 수도 있고 러시아일 수도 있죠. 어쩔 수 없이 정치적인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그 나라의 정치적 색깔이나 국민 성향, 사회 체계나 문화 같은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죠. 그런데 러시아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가끔 이상해 보일 때도 있는데 어쨌든 굉장한 것 같아요." Dragonball Durag "세상에는 두 부류가 있어요. 듀렉을 쓰는 사람, 쓰지 않는 사람. 저는 늘 습관처럼 가지고 다녀요. 듀렉을 쓰면 막강한 힘이 솟아나요. 슈퍼 파워랑은 조금 달라요. 보다 궁극적이랄까, 아무튼 그래요. 혹시 David Beckham이 듀렉을 쓰고 영국 찰스 황태자와 악수하는 사진 보신 적 있어요? 옆에 서 있는 Victoria 표정이 '얼른 이 상황이 지나갔으면.' 하는 티가 나는 것이 아주 볼만하던데요." How I Feel "가사가 워낙에 심플해서 뭔가 숨겨진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전혀 아니에요. 마치 제가 여섯 살 때 만화 'Care Bears'를 보다가 엄청나게 나쁜 일을 겪었고, 그 감정을 노래에 담아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숨겨진 뜻은 전혀 없어요." King of the Hill "BADBADNOTGOOD이랑 같이 만든 곡인데, 만든 지 얼마 안 됐어요. 2018년에 나온 Brainfeeder 창립 1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에 실었던 거니까요. 사실 이번 앨범에 넣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엔 싣기로 했죠. 아시겠지만 저는 컬래버레이션에 상당히 개방적이에요. 기회가 되면 언제든 하려고 하죠.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아요. 사는 곳도 제각각이고, 각자 스케줄이 있으니까요. BADBADNOTGOOD이랑 시간 맞추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결국엔 같이 작업할 기회를 잡았고, 우린 기꺼이 덤벼들었죠." Unrequited Love "다들 아시다시피 남녀 관계라는 게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같잖아요. 이길 때가 있으면 당연히 질 때도 있죠. 근데 사실, 그런 건 피곤하기만 하고 하나도 재미없어요. 그렇게 신경전을 계속하다 보면 때때로 정말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니까요." Fair Chance (feat. Ty Dolla $ign & Lil B) "저와 Ty Dolla $ign은 워낙에 친해서 자주 같이 노는데, Lil B는 사실 안 그랬거든요. 서로 알고는 있었지만 딱히 친분은 없었어요. 실은 되게 친해지고 싶었는데 마땅한 기회가 없었어요. 그냥 저랑 잘 맞을 것 같았거든요. 막연하지만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이 곡 작업을 하면서 다행히 거리가 확 좁혀졌죠. 사실 우리에겐 공감대가 있었어요. 바로 Mac Miller였죠. 다들 Mac이랑 무척 친했거든요. 그를 잃은 건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고 상처였어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서로 잘 아니까 우리 사이에 알게 모르게 끈끈한 유대감 같은 게 생긴 것 같아요." Existential Dread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노래에요. 하하." It Is What It Is "중간에 'Hey, Mac'하고 외치는 게 저예요. 어떤 식으로든 친구한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주어져서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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