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 In Music Pt. III

Women In Music Pt. III

새 앨범 작업을 위해 HAIM이 정한 규칙은 단 하나, 바로 '규칙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실험했어요. 장르도 신경 쓰지 않았고, 어떤 종류의 스크립트도 고수하지 않았어요. 아무런 제약 없이 음악을 할 때가 가장 즐겁거든요." 리드 싱어이자 세 자매 중 둘째인 Danielle Haim은 이렇게 말한다. LA 자매단은 스릴 넘치는 기타 사운드부터 컨트리, R&B까지, 자신들이 소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흡수했다. 받아들이기보다 쳐내는 것에 능했던 밴드는 틀을 깨기 위해, 보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맏언니 Este Haim은 그것을 '상자에 담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대망의 세 번째 앨범 'Women in Music Pt. III'이다. 사운드는 여러모로 훌륭하지만, 그중에서도 앨범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색소폰 솔로는 가히 압권이다. 경쾌하고 힘차게 울려 퍼지는 화려한 색소폰 멜로디는 화창한 날의 LA 거리 한복판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듯하다. 말 그대로 활력이 넘친다. "저희가 얼마나 즐겁게 작업했는지 음악에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Rostam Batmanglij, Ariel Rechtshaid와 함께 이번 앨범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Danielle는 이렇게 덧붙인다. 한편, 트리오의 막내 Alana Haim은 이번 앨범을 '신성한 삼위일체'라고 묘사한다. "일단 재미있었으면 했어요. 지나친 진지함이나 무게감은 걷어내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유쾌하고 진솔한 이야기로 채웠죠." 의도한 대로 재미로 가득 차 있기는 하지만 곳곳에서 우울감이 감지된다. 어쩌면 당연하다. 지난 몇 년 동안 HAIM 자매는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으며 거의 바닥을 치다시피 했다. 실패한 관계 때문에 괴로웠고, 극심한 우울감과 비애감에 시달렸으며, 건강도 좋지 않았다. (Este는 제1형 당뇨를 앓고 있다.) 그들은 늪에 빠진 듯했던 고통의 시간을 'Women in Music Pt. III'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내면의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겨내는 것, 그게 앨범의 핵심 주제에요." Danielle은 말한다. 그는 생생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서 더욱 상세하게 들여다보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노래로 감정과 생각을 표출하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저한테는 그게 곧 치유에요." 내부의 장애물은 그런 식으로 뛰어넘었다. 하지만 장애물은 외부에도 있었다. 그건 바로 '여성 뮤지션에 대한 일관적인 과소평가'였다. (음악계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마지막 답을 제시하는 의미에서 이 앨범을 '장난스러운 초대장'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앨범은 세간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밴드의 역량을 제대로 증명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동시에 세 자매가 얼마나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지, 그 끈끈한 우애를 세상에 자랑할 기회이기도 하고 말이다. "저희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많이 담긴 앨범이에요." Alana는 말을 이어갔다. "앨범 작업 자체가 하나의 집단 치료 같았어요. 거울 앞에 똑바로 서서 저희 자신을 자세하게 관찰했어요. 그렇게 스스로를 제대로 파악하고 나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죠." 'Women in Music Pt. III'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와 곡곡에 담긴 메시지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Los Angeles Danielle: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만든 노래 중 하나예요. 사실 저희가 어릴 때만 해도 LA에 대한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나는 곳 정도로 인식됐던 것 같은데, 그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곡을 썼어요. 예전부터 LA와 뉴욕을 많이 비교해요. 2001년 무렵, 뉴욕이 음악 산업의 중심이었고, 친구들이 다들 학업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가던 그 즈음에는 특히 심했어요. 사실 LA보다도, 저희가 나고 자란 샌 페르난도 밸리의 평이 훨씬 더 안 좋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뭐라 하든 저는 제 고향을 사랑해요. 긍지와 자부심을 늘 갖고 있었죠. 그런데 저희의 첫 앨범이 나왔을 무렵에 LA에 대한 인식이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전에는 고개를 절절 내두르던 사람들이 이제 LA에서 살고 싶다는 거예요. 천대받던 곳이 별안간 모두가 동경하는 유토피아가 된 걸 보니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어쩌면 여기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질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저는 사람들이 질려서 얼른 다시 빠져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누구든 살 수 있지만, 여기서 살려면 LA 사람으로서 프라이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The Steps Danielle: "이번 앨범을 통해 음악 업계에 종사하면서 느낀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또 저희의 에너지를 거침없이 표출하고 싶었죠. 'The Steps'는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노래도 그렇고 앨범은 기타를 중심으로 흘러가요. 저희의 원래 스타일로 돌아가고 싶었거든요. 이걸 보고 어떤 사람들은 '너무 쉽다. 저것도 기타라고 치느냐'라는 식으로 태클을 걸 수 있어요. 안타깝지만 결국 저희가 넘어야 할 산이죠. 이 곡은 정말 활력 넘치는 노래예요. 연주하는 것만으로 힘이 솟는 것 같아요. 저희 노래 중에서 가장 재밌고 신나는 곡이 아닐까 싶어요." Este: "사람들은 항상 저희를 틀에 가두려고 해요. 저희가 뭘 하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너희는 연주도 안 하고 춤만 추는데, 어떻게 밴드라고 할 수 있어?'라면서 타박하죠. 정말 답답해요." I Know Alone Danielle: "'Los Angeles'랑 비슷한 시기에 쓴 곡이에요. GarageBand로 만들었죠. Este가 심플한 베이스라인을 생각해냈어요. 거기에 멜로디를 붙이고 베이스 파트를 보강하고, 코러스에 808 드럼을 추가했어요. 가사는 어둠에서 빠져나온다는 내용인데, 진심으로 바깥세상과 마주하고 싶지는 않은 느낌이랄까요. 저는 때때로 밖에 나가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보다 집에 혼자 있는 게 더 위안이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여기서 Joni Mitchell의 'Both Sides Now'를 언급해요. 저희 엄마가 Joni Mitchell의 열성팬이셨거든요. 덕분에 아주 어릴 때부터 그의 음악을 들었고, 방 안에서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곤 했죠. 지금도 종종 찾아 들어요. 운전하면서 부르기도 하고요. 이 노래를 들으면 새삼스레 그가 너무너무 그리워져요." Up From A Dream Danielle: "이 곡은 5분 만에 뚝딱 썼어요. Vampire Weekend 전 멤버였던 Rostam Batmanglij랑 함께 만들었죠. 직시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깨우친다는 내용인데,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노래는 이렇다'라는 식으로 정의하거나 설명하지 않을래요.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싶거든요. 저희 노래 중에서 가장 무겁고 진지한 노래에요. 정말 멋있어요. 라이브에서 부르면 진짜 재밌을 것 같아요. 기타 솔로만 들어도 엄청 신나거든요." Gasoline Danielle: "이것도 Rostam이랑 같이 썼어요. 상당히 빠르죠. 원래는 더 빨랐어요. 많이 느려진 거예요. 브레이크비트랑 드럼 비트를 집어넣는 순간, 노래가 갑자기 펑키한 톤으로 바뀌면서 생동감이 확 살아나더라고요. 드럼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곡이랑 너무 잘 어울리거든요. 저희는 단단하고 정제되지 않은 느낌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70년대에 생산된 캄코 드럼 세트를 공수해서 사운드의 요새를 만들었죠. 문자 그대로 담요로 만든 동굴 안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끝으로 가면서 확 느려지는 건 Ariel이 만든 이 EDM 필터 때문이에요. 기타 사운드가 가미돼 있는데, 듣고 정말 흠잡을 데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Alana: "이 노래에는 분명히 섹시한 구석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곡이 나왔을 당시가 생생하게 기억나요. 밥을 먹으려고 잠시 나갔다가 들어왔어요. 그때 Danielle이 브릿지를 쓰고 있었거든요. 제가 들어가자마자 'Alana! 얼른 와서 내가 쓴 것 좀 들어봐!' 하면서 저를 막 부르더라고요. '어, 알았어!'하고 가서 들어봤는데, 흥분할 만하더라고요. 정말 너무 근사했어요." 3am Alana: "한 마디로 상대를 꼬시는 거예요. 새벽 3시에 전화를 걸어서 추파를 던지는 거죠. 전화를 거는 건 아마도 저겠죠. 내용은 그게 다예요. 사실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죠. 이 노래는 10가지 버전이 있었어요. 처음에 비트를 만들고 그다음에 코러스를 만들었는데, 거기까지는 쉬웠어요. 그런데 후렴구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는 거예요. 완전히 꽉 막혀버렸죠. 그냥 버릴까 하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보자'하고 덤볐어요. 곡을 완성했을 때가 새벽 3시쯤 됐던 것 같아요. 'booty call'이니까 시작 부분에 전화벨 소리를 넣기로 했죠. 그러고 나서 상대역 오디션을 봤어요. '정신 나간 소리긴 한데, 새벽 3시에 여자한테 전화 거는 연기를 좀 해줄 수 있어?'라고 친구들한테 부탁했어요. 대여섯 명 정도 시켜봤는데, 다들 너무 쑥스러워하더라고요. 긴장도 많이 했고요. 정말 최악이었어요. '여자랑 말은 섞어봤나?' 싶을 정도였죠. 듣다 보면 저희가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게 작업을 했는지 느껴지실 거예요." Don’t Wanna Alana: "전형적인 HAIM 스타일 노래예요. 작업 초반에 나온 곡 중 하나고, 'Now I'm in It'이랑 엇비슷한 시기에 썼던 걸로 기억해요. 잊고 지내다가도 한 번씩 생각이 났었어요. '이봐, 나 여기 있어. 기억나지?' 하면서 얼굴을 빼꼼히 들이밀죠. 심플한 사운드가 정말 좋아요. 몇 년간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더하고 바꿔봐도 이 느낌이 나질 않더라고요. 특유의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었죠. 저희는 이 노래를 정말 정말 좋아해요. 포근한 스웨터 같은 느낌이랄까요.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Another Try Alana: "'Another Try'는 이번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항상 이런 노래를 쓰고 싶었죠. 제게는 10년간 만난 사람이 있었어요. 만남과 헤어짐을 수도 없이 반복하긴 했지만, 10년 동안 연을 이어왔죠. 그 사람이 제 평생의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노래를 쓰기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지만 우리는 하늘도 갈라놓을 수 없는 운명이니까 머지않아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리지만, 당시에는 그랬어요. 다시 한번 손을 내밀 줄 알았죠. 그런데 이 곡을 완성하고 나서 그다음 주에, 그는 다른 사람과 약혼을 했어요. 덕분에 노래 의미가 180도 바뀌어버렸죠. 하지만, 제가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했다는 것, 그 사람과 항상 이어져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에요. 저는 그에게 제 모든 걸 바쳤어요. 그 사람은 이 일에 대해 몰라요. 그렇지만 노래를 들으면 아마 눈치는 챌 거예요. 알아채기 쉽거든요. 이 곡은 Ariel이 프로듀싱할 때 엄청 재미있어했어요. 끝부분은 꼭 축하하는 것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댄스파티처럼 즐겁고 신나는 분위기를 내고 싶었거든요. 예기치 않게 의미가 좀 이상해졌지만, 어쨌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니까요. 사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저는 아직 희망을 놓지 않았어요." Leaning On You Alana: "'내 결함까지도 기꺼이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에 관한 노래예요. 사실 말이 쉽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람을 찾긴 하늘의 별 따기잖아요. 아시다시피 저희 세 자매는 회사의 CEO에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다들 엄청 개성 강하고, 자기 주관도 뚜렷하고, 고집도 무지 세요. 이런 것까지 다 괜찮다 하는 사람?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와, 내가 하는 일, 그리고 내 전부를 진정으로 다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건 정말 어려울 거예요. 그럼에도 이 노래는 마침내 그런 사람을 찾은 순간을 이야기해요. 나를 더없이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 나를 한 뼘 더 성장시키고 더욱 빛나게 해줄 사람을 찾은 그 순간을 노래하고 있어요. 정말 경이롭고 아름다운 일이죠." Danielle: "기타로 쓴 곡이어서, 그 특유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한 걸 바로 컴퓨터에 집어넣었죠. 제가 좋아하는 정제되지 않은 유니크한 소리를 만들려고요." I've Been Down Danielle: "제일 마지막에 쓴 노래예요. 의식의 흐름대로 가사를 써 내려가서 빠르게 끝냈어요. 이 곡이 곁에 함께 있어주는 느낌이 들길 바랐어요. 'I've been down, I've been down'이라는 코러스 파트를 부를 땐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소리 지르듯이 목청껏 노래하다 보면 가슴이 뻥 뚫리면서 뭔가 응어리졌던 게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힐링 테라피에요. 이 곡의 백 보컬은 마치,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내는 목소리 같죠." Man From The Magazine Este: "데뷔 당시, 제가 무대에서 인상 쓰는 걸 보고 몇몇 사람들이 꽤나 당황스러워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남자가 그러는 건 많이 봤지만, 여자가 무대 위에서 그런 표정을 짓는 건 낯설었던 거죠. 그다음부터 사람들은 비슷한 것만 봐도 HAIM을 들먹이기 시작했어요. 이상하거나 불안하게 보일 수도 있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고, 다른 뜻으로 잘못 해석될 수도 있어요. 그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가끔 이걸 가지고 짓궂은 질문을 던지시는 분들이 있어요. 데뷔 초창기에 어떤 인터뷰에서 '무대 위에서처럼 침대에서도 그렇게 인상을 쓰냐'라고 물으신 분도 계셨죠. 그게 하품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건 바보도 알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는 농담으로 응수하는 게 최선이에요. 그래서 '글쎄요, 그걸 아시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라고 뻔뻔하게 되받아쳤죠. 같이 웃고는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어요. 지금 누가 그런 질문을 한다면 아마 바로 한 방 날리겠죠. 하지만 여자들은 항상 상냥하고 공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아왔잖아요. 사실 덮어놓고 성질부터 부리는 것보다 정중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는 게 제 방식이에요. 평생 이런 문제와 싸워왔죠. 그래도 세상의 인식이 조금씩 좋은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또 전보다 저희 얘기를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들어주시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Danielle: "이 노래는 한 큐에 녹음했어요. 운 좋게도 첫 번째 테이크가 너무 만족스러워서, 더 안 해도 될 것 같더라고요. 첫 구절은 사실 Este 개인의 이야기인데, 두 번째 구절은 음악을 하는 여성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예요. 기타나 악기 상점에 가 보신 적이 있나요? 여자가 기타 숍에 들어가면 날아오는 질문은 보통 '기타 시작하시려고요?' 아니면 '남자친구한테 선물하시려고요?' 둘 중 하나거든요. 그럼 순간 기분이 확 나빠져요. 이런 경험하신 분들이 되게 많아요. '맞아, 진짜 최악이야. 그래서 기타 숍 가는 게 싫다니까!'라고 다들 입을 모아 말하죠." All That Ever Mattered Alana: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실험적인 곡이에요. 어떤 부분이 좋다고 명확하게 말할 수 없었지만 앨범에 싣기로 했죠. 이 곡은 정말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아요. 해석 방법이 수만 가지예요. 사운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럽고 프로덕션은 제정신이 아닌 느낌이에요.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은 정말 좋았어요." Danielle: "다른 곡들이랑 색깔이 완전히 달라요. 그렇지만 미친 듯한 기타 솔로와 드럼이 저희의 구미를 확 끌어당겼어요. 보컬 파트도 재밌어요. 꼭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게, 제가 무척 좋아하는 스타일이죠. 발표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FUBT Alana: "참 쓰기 어려운 노래였어요. 내용은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감정적 학대'에 관한 거예요. 저희 셋 다 이런 경험이 있었죠. 이런 상황에 처하면 판단하기 쉽지 않죠. 이 노래는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떤 기분인지 설명해요. 그리고 어떻게 빠져나갈지 모르겠는 것에 대해서도요. 좋을 때는 좋지만, 힘들 때는 정말 죽도록 힘들잖아요. 그렇게 정신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관계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발목에 쇳덩이를 단 것처럼 그저 힘없이 가라앉을 뿐이죠. 주인공은 사랑에 빠지면 정신 못 차리는 타입이고, 이미 눈이 멀어버렸어요. 그리고 사소한 일로도 너무 심하게 자책을 해요. 무자비할 정도로 자신을 나무라죠.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상대에게는 절대 잘못이 없는 거예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일 리가 없다 이거죠. 그러니 결국 모든 걸 자기 탓으로 돌리게 되는 거예요. 이 곡을 완성했을 때, 사실 어디에 넣으면 좋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끝부분이 나을 것 같아서 후반부에 배치했어요. 앨범 흐름 상 익숙한 노래 직전에 나오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여기에 집어넣었어요." Now I’m In It Danielle: "노래 주인공은 어딘가에 있어요. 그곳에 있는 게 불편하거나 싫지는 않아요. 그러다가 '아, 내가 어둠 속에 있구나' 하고 인식하게 되죠. 그런 내용이에요. 당시 저는 분명히 어두운 곳에 있었거든요. 하지만 회피하지는 않았어요. 거울에 비친 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래, 아주 만신창이가 됐구나. 이제 그만 정신 차려야지. 현실을 직면하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고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인식하자. 혼자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야 해.'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죠. 이 곡을 쓰고 나서 전문 테라피스트를 찾아갔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Hallelujah Alana: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곡을 통해서 표현하고 싶었어요. 늘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형제자매가 있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진짜로 행운아죠. 이 노래는 친구인 Tobias Jesso Jr.랑 같이 만들었는데, 가사를 제각각 써보기로 했어요.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거든요. 'Why me, how'd I get this hallelujah'라는 구절도 다 다른 의미로 와닿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보통은 가사를 같이 쓰는데, 이례적인 일이었죠. 저는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노랫말을 썼어요. 정말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어릴 적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어요.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죠. '대체 왜 그런 비극이 닥쳤을까' 아직도 생각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였고, 지금도 생각하면 목이 메요. 그때를 기점으로 제 인생이 달라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친구를 잃기 전과 후, 두 개의 챕터로 제 인생이 나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거든요.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인생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바뀌실 거예요. 정말 상상 이상의 고통이에요. 그래도 두 언니가 옆에서 저를 지켜준 덕분에 그 힘겨웠던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어요. 정말 큰 도움이 됐죠. 제가 그렇게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끝까지 버팀목이 되어주고,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준 언니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늘 하고 싶었어요." Summer Girl Alana: "의미가 남다른 노래에요. 꼭 자식 같달까요. 곡 발표를 앞두고 설레는 동시에 너무 무서웠어요. 아시다시피 이번 앨범 첫 싱글이었잖아요. 컴백을 알리는 곡이기도 했고,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줄지 알 수 없었으니까요. 사실 처음에는 반응이 별로였어요. 그래도 이 노래가 좋았어요. 정말 모든 게 다 맘에 들었거든요. 고맙게도, 시간이 좀 지나면서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좋아해 주셨어요. 기가 팍 죽을 뻔했는데, 이 노래 덕분에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죠." Danielle: "다른 데서도 얘기한 적 있지만, 이 노래는 제 남자친구와 관련된 거예요. 2년 전쯤에 남자친구가 암 선고를 받았거든요. 여태껏 살면서 가장 무서운 일이었어요. '그는 지금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죠. 겁을 잔뜩 먹었지만, '이러면 안 된다. 그를 위해서 내가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저를 다잡았어요. '어둠에 빠진 그를 위해서 환한 빛이 되자!'라고 굳게 다짐하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밝게 행동하려고 애를 썼어요. 쉽지 않았지만, 그래야만 할 것 같았어요. 바로 거기서 이 노래가 나온 거예요. 다행히도 그런 제 노력이 남자친구에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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