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태어난 Eric Whitacre는 10대 시절 록스타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미국 네바다 대학 합창단에 합류해 Mozart의 'Requiem(레퀴엠)'을 부르며 삶이 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합창 작곡에 뛰어든 그는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며 현대 클래식 음악계에서 인기 있고 자주 연주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Whitacre의 합창은 종교적 색채가 강하고, 여러 목소리가 하나가 되는 거대한 사운드를 추구합니다. 특히 개별 성부와 화음의 변화무쌍한 대조 사이에서 미세하게 변화하는 다층적 화성이 매력적이죠. 그리고 소리와 침묵의 경계를 탐구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Whitacre의 합창 스타일은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시를 가사에 사용하고 8성부 합창단과 타악기를 절묘하게 결합한 'Cloudburst'에서 나타나, 이후 고독한 감정을 묘사한 'Water Night', 슬픔의 모테트 'When David Heard', 어두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Sleep' 등으로 이어집니다. 합창과 첼로, 피아노를 위한 12악장의 기도인 'The Sacred Veil'에서 보여준 것처럼, Whitacre의 작품은 21세기의 사랑과 상실, 슬픔의 문제를 다루기도 합니다. Whitacre는 온라인 가상 합창단을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수만 명의 가수가 참여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죠. 특히 2013년 열린 한 공연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실시간 화상으로 연결된 30명의 가수가 무대 위 합창단과 함께 노래하는 장관을 연출하며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