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투르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은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손꼽힙니다. 그는 음악을 음반으로 듣는 것이 일반화된 20세기의 음악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루빈스타인은 쇼팽(Chopin) 음악 해석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했죠. 그가 녹음한 쇼팽 음반은 기교와 음색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쇼팽 피아노 음악의 핵심인 벨칸토 스타일과 자연스러운 루바토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1887년 태어난 루빈스타인은 음악을 깊게 공부하기 위해 1897년에 베를린으로 넘어갔습니다. 그곳에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요제프 요아힘(Joseph Joachim)의 눈에 띄어 모차르트(Mozart)의 '피아노 협주곡 23번(Piano Concerto No. 23)'으로 데뷔했죠. 이후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Ignacy Jan Paderewski)에게 배우기 위해 잠시 스위스에 살기도 했습니다. 1932년엔 그에게 중요한 일이 연이어 생깁니다. 무용수 아니엘라 믈리나르스키와 결혼 후, 자신의 음악성을 더 갈고 닦기 위해 공백기를 가지기로 한 것이죠. 1937년까지 이어진 이 기간에 그는 하루에 12~16시간씩 연습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루빈스타인은 남은 생애 동안 무대에서 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백발의 노인이 된 후에도 그의 연주는 진화했죠. 루빈스타인이 피아니스트로서 걸어온 발자취는 지금도 여러 연주자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좋은 피아니스트의 소양은 젊은 시절의 화려한 테크닉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 축적된 성숙에서 비롯됨을 그가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1974년부터 이스라엘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루빈스타인 콩쿠르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말년의 그는 제1, 2회 루빈스타인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며 이 콩쿠르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왔습니다. 루빈스타인 콩쿠르는 오늘날 많은 연주자들이 참가하는 꿈의 무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1976년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그는 1982년, 생일을 약 한 달 앞두고 사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