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bades

aubades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Jean-Michel Blais는 캐나다 퀘벡주의 트루아 리비에르 소재의 음대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틀에 갑갑함을 느끼고, 학교를 떠나 몇 년간 세계 각지를 떠돌며 사회봉사와 교육에 몸담았죠. 물론 연주에 대한 열정을 잊진 않았습니다. 이후 몬트리올에 정착한 그는, 2년의 준비 기간을 통해 피아노 즉흥 연주곡을 담은 2016년의 데뷔 앨범 'II'를 내놓았고, 이 앨범은 타임지에서 '올해 최고의 음반'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Blais의 3번째 솔로 앨범인 'aubades'는 '새벽의 세레나데'라는 의미로, 예전 작품과는 전혀 다른 배경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는 Apple Music에 이렇게 말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가 한창이었습니다. 2년 반에 걸친 투어 이후 집에서 혼자 지내며 이혼 절차를 밟던 중이었어요." 그는 아침마다 조깅을 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어와 관현악 편성법을 공부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궁극적으로 한 편의 수필집' 같은 앨범을 완성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 앨범의 모든 곡을 관통하는 주제는 ‘빛'과 '봄', 그리고 '힘'입니다. 외로움에 지지 않기 위한 자가 치료라고 할 수 있죠." 각 수록곡에 대한 Blais의 소개를 들어보세요. murmures "예전에 만들어뒀던, 아주 미니멀한 작품입니다. 필립 글래스의 작품처럼 들릴 수도 있겠네요. 아침에 깨어나는 것과 같은 느낌이지만 변화가 있죠. 여전히 아침이지만 또 다른 아침인 겁니다. 악기들이 하나씩 등장해 인사를 하면서 곡이 서서히 모양을 찾아갑니다. 모든 연주자 앞에 마이크를 뒀기 때문에, 그들이 연주하며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숨소리까지도요. 악기마다 그걸 연주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어요. 플루트는 단지 플루트가 아니라, 미리암이 부는 거죠! 'murmures'는 제 방식대로 우리 앙상블의 멤버들을 소개하는 곡입니다." passepied "짐작하시겠지만 드뷔시의 'Passepied'에서 따온 제목입니다. 바로크 시대의 전통적인 요소를 재해석한 그의 방식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신고전주의 음악에서 보듯, 기존 개념을 더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구성했습니다. 곡 초반에 피아노가 등장하지 않으면 대담한 시도가 되리라 생각했어요. 듣는 사람 입장에선 'Blais는 언제 나오지?'하고 의아해할 테니까요. 그게 바로 지금의 접니다. 즉흥 연주만 하는 피아노 연주자가 아닌, 다른 악기들을 위한 파트까지 만들어내는 작곡가가 됐죠." nina "친구들과 어떤 오두막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거기에 니나라는 어린 소녀가 있었습니다. 피아노를 치고 있었지만 너무 큰 소리를 내면 안 되니까 좀 조용한 곡을 만들게 됐어요. 여기서 '새벽의 세레나데'는 단지 새벽에 연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삶의 아침에 해당하는 유년기를 의미합니다. 앨범의 다른 수록곡들과 마찬가지로 제목은 모두 소문자로 표기했는데, 우리가 모두 같은 눈높이에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이 곡에서는 오보에가 콘트라베이스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데, 그게 경직된 느낌을 없애고 어떤 부드러움을 자아낸다고 생각해요." flâneur "약간 Chilly Gonzales 풍으로 만든 곡이죠. 제가 평소에는 다루지 않는 스타일인데요, 팝에 약간 재즈 느낌이 나죠. 가장 클래식 음악에 가까운 'passepied'와는 대조적으로, 이 곡은 느긋하고 무심하며 거의 관능적입니다. 제목은 보들레르의 시에 등장할 법한 '산책가'라는 의미인데, 팬데믹 속에서도 도시 이곳저곳을 다니며 멋진 것들을 발견해내는 이를 가리키죠." ouessant "최근 투어 중, 프랑스의 서쪽 끝에 위치한 웨상 섬에 사는 Yann Tiersen과 함께 몇 차례 작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곳의 절경은 저를 압도했습니다. 곶의 험한 바위, 세차게 치는 파도에서 자연의 힘과 인간의 무력함을 느꼈죠. 이 곡을 쓸 때 드라마 '오피스'를 보고 있었는데, 그 주제곡을 살짝 연상시키는 부분들도 있어요. 웨상 섬을 누비는 제 상상력, 안데스 산맥에 가 있는 제 마음, 퀘벡 전통 음악에 기반해 저란 존재를 구성하는 저의 뿌리 등 다양한 요소들을 담아낸 곡입니다." if you build it, they will come "곡 제목 'If you build it, they will come(네가 지으면 그들이 올 것이다)'은 두 군데에서 따왔습니다. 우선 이 말은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영화 '꿈의 구장'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또 세상의 짐승들을 방주로 어떻게 데려가야 할지 고심하던 노아에게 신이 해준 대답이기도 해요. 전 이게 기다리지 말고 일단 나서서 방주를 지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엔 앨범이 바로 방주인 셈이죠. 제가 곡을 쓰고, 연주자들을 모집해 작품을 완성했으니까요. 사실상 이번 앨범 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철학을 담은 말이죠." amour "무도회나 결혼식의 개막을 알리는 왈츠입니다. 피아노는 춤추듯 현악기와 협연하고, 거기에 목관 악기가 들어오고, 이어 금관 악기가 가세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함께 춤추자고 권하는 마음이 곡 내내 흐릅니다. 누군가를 반기고 포용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런 마음이야말로 사랑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yanni "어릴 적 집에 Yanni의 CD가 한 장 있었는데, 덕분에 관현악을 알게 됐어요. Yanni는 8분의 7박자를 즐겨 쓰는데, 그를 기리기 위해 이 곡에 같은 박자를 도입했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다소 과장되어 있고 키치적인 면도 있지만, 동시에 어떤 유약함도 담긴 곡이죠." absinthe "세레나데가 새벽에 울린다고 해서 꼭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아닙니다. 해가 뜰 때까지 밤을 새우고 나서 꽤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뜻할 수도 있죠. 이 곡에는 펠릭스 멘델스존 느낌이 있는데요, 히사이시 조나 심지어는 쇼팽 같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Barbara처럼 명랑하기도 하죠. 이런 것들이 형언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뒤섞인 작품입니다." carrousel "이 곡은 에리크 사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습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이 즐겨 듣는 신고전주의 음악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죠. 앞 곡 'absinthe'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곡엔 20세기 초의 파리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앨범 첫 곡에는 연주자 전원이 함께하지만, 뒤로 갈수록 하나둘씩 자리를 떠서 이 곡에 이르면 피아노와 현악기만 남습니다. 그리고 그 둘이 자아내는 멜로디는 이윽고 웅장한 나장조의 대단원으로 이어집니다. 천진난만함, 단순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doux "앨범의 다른 곡들과는 달리, 예전의 저와 가장 닮은 작품입니다. 침울하게 홀로 피아노와 함께하는 Jean-Michel 말이죠. 목관 악기가 등장하긴 하지만, 매우 희미합니다. 사실 이 곡은 앨범 전체의 출발점이 된 저의 이별을 떠올리게 합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봄의 가장무도회도 좋지만, 때로는 눈물이 맺히면서 마음속 어딘가 숨어있던 상처나 슬픔을 깨닫게 되죠. 그러면서도 그 슬픔을 낙관적인 마음으로 바라보고, 거기서 긍정적인 점을 끌어내고자 하는 바람도 담겨있는 곡입니다."

국가 또는 지역 선택

아프리카, 중동 및 인도

아시아 태평양

유럽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미국 및 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