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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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를 하다 보면, 꼭 오리지널에 가장 가까운 버전을 떠올리게 돼요." Whitney의 기타리스트 Max Kakacek는 말한다. "그걸 피하려고 했어요. 그 자체로 독립된 곡을 찾았죠. 직접 코드와 멜로디, 가사를 조금씩 만질 수 있는 노래요." 2020년 초에 녹음된 앨범 'Candid'에서 시카고의 인디 록 듀오 Whitney는 사상 처음으로 투어를 함께했던 밴드와 스튜디오에서 뭉쳤다. R&B(Kelela, SWV)부터 시작해서, 컨트리(John Denver, Blaze Foley), 사이키델릭 인스트루멘탈(Jack Arel), 아방가르드 포크(Moondog)까지, 도전과 영감을 동시에 안긴 아티스트들의 곡을 재해석한다. "공통된 테마가 없어도 된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각각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다채로운 곡을 고르려 했죠." 드러머이자 보컬리스트인 Julien Ehrlich는 말한다. "확실히 이 음악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된 계기였어요. 저희가 판단한 훌륭한 곡과 아티스트, 앨범의 기준은 바로 '심플하면서도 깊이 있는 곡을 만들 수 있나'였어요." 여기, Kakacek, Ehrlich와 함께 각각의 커버곡에 담긴 이야기를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자. Bank Head [Kelela] Julien Ehrlich: "2013년인가 2014년에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수도 없이 들었어요. 그때가 저희 데뷔 앨범(2016년 'Light Upon the Lake')에 들어갈 곡을 쓰기 시작할 때였죠. 살짝 파티 분위기가 있는 노래인데, 예전에 시카고에서 살던 아파트에 친구들이 놀러 오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틀어 놓곤 했어요. 지금 커버를 위해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새롭게 해석하고, 제대로 풀어내 보려는 노력을 거치면서 훨씬 더 개인적으로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요." Max Kakacek: "묘하게도, 이 작업을 통해서 그때 어울렸던 친구들이랑 다시 소통할 기회가 생겼어요. 6년이 지났으니까 지금은 모두 전보다는 멀리 흩어졌죠. 곡을 작업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렸고, 결국엔 곡을 친구들에게 보내주기까지 했어요. '들어봐. 우리가 한 거야. 시카고에서 보내던 밤들이 새록새록 떠오르지 않아?'라면서요. 멋진 경험이었어요." A.M. AM [Damien Jurado] JE: "왜, 그런 곡들 있잖아요. 노래를 듣고 나서 '내가 이런 곡을 쓸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라며 질투심을 느끼는 노래요. 이 곡이 저한테는 그랬어요. 지끈거릴 필요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심플하고 캐치한, 너무 좋은 노래죠. 처음 들은 때부터 제가 이 노래를 부르면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중간 어디쯤에 코드를 더 넣어서 양념을 칠지 고민했고요. Damien의 버전은 거의 C에서 F로만 가는 구성이거든요. Secretly Canadian 쪽 사람인가, 누군가가 Damien에게 이 트랙을 보내줬는데요. 답장을 받고 몸에 전율을 느꼈어요. 저희 버전에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면서 진심 어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거든요. 이 노래를 만들어 주시고, 또 이렇게 최고로 멋진 사람이 되어 주신 그에게 감사해요." Take Me Home, Country Roads (feat. Waxahatchee) [John Denver] JE: "John Denver 노래의 라인은 커버를 하기엔 양날의 검 같은 면이 있어요. 하지만 이 곡의 경우엔 저희가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죠. 딱 들었을 때 '바로 이거지'라고 할 기분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요. 저희는 Kevin Morby와 Katie (Crutchfield)랑 친한데요. 탈리아 홀에서 다섯 밤 연속으로 공연을 했을 때 함께 어울리곤 했었어요. 이 노래는 듀엣이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시카고에서 녹음했을 때 두 번째 벌스를 남겨두었죠. 그런데 코로나로 다들 갇혀 있는 신세였기 때문에 Katie의 파트를 한 달 정도는 넣지 못했어요. Katie는 캔자스시티에서 Kevin과 함께 지냈는데 그에게 녹음 시설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쪽에서 Katie의 보컬을 녹음을 하고 저희에게 파일을 보내주었죠. Kevin Morby가 처음으로 엔지니어로서 이름을 올린 케이스예요. 저희는 이대로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랫동안 고심하지 않았죠. 듣고서 '세상에, 이거 완벽하겠는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로 그랬고요." High on a Rocky Ledge [Moondog] JE: "시카고의 레인보 클럽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어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저희 둘이 동시에 Shazam을 켜서 노래를 찾았던 것 같아요. 그 후 어느 날 제가 백스테이지에서 이 노래를 연주하고 있는데, 저희 트럼펫을 맡고 있는 Will이 그러더군요. '이 노래 좋은데? 꼭 커버해보자'라고요. 저희가 커버한다면 오리지널보다 조금 더 테이프스러운 사운드로 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잼을 시작해 보니까 스튜디오에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지더라고요. 완전한 소울, 완전한 컨트리 소울 버전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았어요. 아마도 지금까지 작업한 곡 중 가장 웃긴 곡일 거예요. 엉터리 같은 느낌까진 아니지만, 살짝 과하고 필터를 거치지 않은 느낌으로 밀고 갔죠." Something Happen [Jack Arel] JE: "유튜브에서 찾은 곡이에요. 알고리즘을 따라 모험을 나선 결과였죠. 조회수가 가장 적은 가장 좋은 노래를 찾는 여정이었어요. 좋은 음악을 찾을 때까지 멋진 앨범 커버들을 계속 눌렀어요. 그 이후로 연주곡 중 손꼽히게 마음에 들었던 곡이에요." MK: "Jack Arel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어요. 아마도 60년대 말, 70년대 초에 영화 음악을 많이 작곡하셨던 것 같아요. 오리지널 버전은 굉장히 으스스하고 오묘한 느낌이었어요. 마치 Pink Floyd가 만든 서부 영화 사운드트랙 같다고나 할까요. 저희 버전엔 약간 활기찬 느낌을 더했죠." Strange Overtones [David Byrne & Brian Eno] JE: "'Everything That Happens Will Happen Today'(2008) 앨범에 푹 빠졌던 때가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 이 노래를 들었는데 확 꽂혀서, 열일곱 살 제 휴대폰의 아침 알람곡으로 설정해 놨었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듣고선 오랫동안 이 앨범을 끊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이 앨범에 대한 경의를 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제겐 정말 특별한 앨범이었으니까요. 저희는 웬만하면 빠른 곡을 쓰지 않는데, 이 앨범에 업템포 곡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David Byrne의 가사 중 'like a snowball in my kitchen'을 'the snowfall's reminiscin'으로 바꿨어요. 수정이 불가피했는데 왜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제게 있어서 가사를 바꾸는 건 가장 민감한 부분인데, Whitney라는 이름으로 부르기에 꼭 적절치는 않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거든요. David Byrne와 Brian Eno가 이 커버를 혹사나 듣게 된다면, 좋아하시면 좋겠어요. 저희가 그저 이 노래가 좋아서 하게 된 일이란 걸 분명 알고 계실 거예요." Hammond Song [The Roches] JE: "미친 듯이 좋은 곡이에요. Robert Fripp의 모든 흔적들도 그렇고, 곡 자체도 매우 좋죠. 프로듀서 Chris Coady가 Max에게 오래전에 이 곡을 보내줬어요. Smith Westerns 3집(2013년 'Soft Will')을 작업할 때였죠. 저희 둘 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모두가 보면대를 하나씩 앞에 두고, 촘촘하게 그려 넣은 음표들을 읽으면서 연주한 작업은 제 인생에서 유일했어요. 지금까지 작업한 곡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곡 중 하나예요. 들을 때마다 얼른 사람들이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오리지널이랑 많이 다르거든요. 오리지널은 아주 과감한 프로듀싱이 돋보였던 곡이었고요. 저희는 The Band나 The Beatles 또는 Pink Floyd와 좀 더 가까운 느낌을 내려고 했어요. 시간을 돌려서 뭔가를 바꿀 수 있다면 딱 한 가지만 수정하고 싶어요. Waxahatchee의 Katie가 불러줬으면 좋을 것 같은 단락이 한 군데 있거든요. 그런데 되돌릴 수 없겠죠." MK: "녹음하기 정말 어려웠던 곡이에요. 비교적 길다 보니까 녹음을 하다 경계를 늦출 수 있거든요. 또 중간에 멈춰야 할 때가 있는데, 그때를 잊어버리게 돼요. 밴드 중 꼭 한 명은 잊어버리죠. 안 그래도 어려운 라이브 테이크로 녹음을 하는 데, 마치는 데까지 평생이 걸렸어요." Crying, Laughing, Loving, Lying [Labi Siffre] JE: "'Forever Turned Around'(2019)를 만들 때부터 Labi Siffre 음악을 엄청 들었어요. 그동안 저희가 어쿠스틱 라이브로 연주해 왔던 노래여서 잘 해낼 수 있었죠. 제대로 커버를 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어요. Labi Siffre가 누군지 몰랐다면, 그의 버전도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보다 더 좋은 버전은 만들기가 불가능하거든요." Rain [SWV] MK: "'Rain'도 그렇고, 'Bank Head'도 그렇고, 저희로서 진취적인 방향을 취한 작업이었어요. 더 넓게 탐구해보려고 했고, 그런 스타일의 사운드에 가까운 노래를 익히려는 연습과 같았죠. 정규 3집의 곡을 쓰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 두 곡을 통해 Whitney 사운드가 다른 방향으로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배웠어요. 저희 매니저가 SWV의 매니저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분들이 이 노래를 들어봤고 좋아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밴드 친구들한테 문자로 그 사실을 알렸더니 다들 기뻐 날뛰었죠." JE: "전 Unknown Mortal Orchestra에서 활동할 때부터 SWV의 엄청난 팬이었어요. Will이 이 노래 이야기를 꺼냈고 이 코드를 따라 같이 잼을 해봤죠. 저희 버전이 형태를 잡게 된 건 스튜디오에서 Max가 피아노 대신 기타를 잡았을 때였어요. 저희는 메인 라인도 베이스로 바꾸었고, 키보디스트 Malcolm에게 베이스를 맡겼죠. 작업을 끝내고 나서 모두 취해서는 곡을 반복해서 같이 들어보는데, Malcolm이 제게 와서 속삭였던 기억이 나요. '내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베이스 테이크는 없었어. 앞으로도 이보다 좋은 건 없을 거야'라고요. 왜냐하면 평소에는 베이스를 치는 친구가 아니거든요." Rainbows & Ridges [Blaze Foley] MK: "이 곡은 과소평가됐어요. Blaze Foley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숨겨진 듯한데요. 정말 심플하고 가슴 저미는 곡이에요. 저희 두 사람의 목소리는 양극과 같고요." JE: "이 곡은 시도하기 까다로웠어요. 하지만 결국 잘 해냈다는 건 이 곡이 얼마나 좋은 곡인지를 증명하죠. 최근에 산 TASCAM을 사용해서 작업한 곡인데, 사운드가 진심으로 마음에 들어요. 계획하진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녹음한 두 곡 'Rainbows & Ridges'와 'Bank Head'가 앨범의 처음과 끝의 완벽한 지지대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그저 조금 더 평화로운 분위기가 있는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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