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Deluxe)

ENERGY (Deluxe)

정규 2집 앨범 'Caracal'을 발표한 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2020년. Disclosure가 정규 3집과 돌아왔다. "아티스트로서 한 번쯤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것 같아요. 비록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한층 성장해서 돌아온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관심을 가져줄 거라고 생각해요." Guy Lawrence는 오랜 공백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일렉트로닉 뮤직 듀오로서 저희는 저희가 했던 모든 기대를 넘어섰어요. '이쯤 되면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한동안 뜸했다 돌아와도 팬들이나 업계가 다시 반겨줄 정도의 입지는 다지지 않았나'라고 생각했죠." 새 정규 앨범 'ENERGY'는 이런 Lawrence 형제의 오랜 공백을 납득시키기에, 또한 올 대문자 타이틀을 정당화시키기 충분하다. 이번 앨범은 짜릿하고 자극적인 사운드가 폭죽처럼 터지는 휘황찬란한 카니발과도 같다. 그 안에는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장르들이 담겨 있다. "앨범 타이틀이 레코드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데뷔 앨범 'Settle'은 어감이 좋아서 붙인 거였고, 2집 앨범 'Caracal'은 제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을 따서 붙인 거였거든요." Howard는 설명을 이어간다. "다른 앨범보다 조금 더 전략적이랄까요. 저희는 그동안 더 많은 음악을 습득했어요. 구사할 수 있는 어휘가 확실히 많이 늘어났죠. Guy가 프렌치 하우스 튠을 집어넣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어떤 느낌의 코드가 필요하다 싶으면 바로 머릿속에서 끄집어 내 쓸 수 있고요. 전에는 제가 알고 있는 것 내에서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는데, 이제는 필요한 걸 골라 쓸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어요." 이렇듯 발전의 시기를 거쳐온 Lawrence 형제가 정규 3집 앨범 'ENERGY'의 수록곡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Watch Your Step [Disclsure & Kelis] Guy Lawrence: "트랙 전체가 드럼에서 출발했어요. Kelis와 함께 지난 2년 동안 쌓아둔 브레이크 비트 샘플들을 하나씩 들어보면서 만들었죠. Kelis가 그중 한 샘플에 빠져들었어요. 듣는 순간 댄스 플로어에 온 듯한 하우스 음악을 떠올릴 수 있었거든요. 저희는 드럼 루프를 크게 틀어놓은 채로 그 자리에서 곡을 완성했어요. 10년 동안이나 Kelis와 함께 작업하길 바랐지만, 막상 만날 때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Milkshake' 뮤직비디오를 생각하면서 약간 겁먹었던 것 같기도 해요. 정말 사랑스럽고 편안한 사람이에요. 덕분에 런던의 맛집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요." Howard Lawrence: "브레이크 비트를 들을 때면 꼭 베이스 라인이 들렸어요. 노래의 내용은 그저 스스로를 만족시키려고 클럽에 온 상황이에요. 자기 자랑이나 잘난 척 같은 걸 하러 간 것이 아니고요. 그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갔죠. 곡이 진행되면서 화자는 그곳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을 발견해요.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즐겨요." Lavender [Disclosure & Channel Tres] HL: "이 곡에서 처음으로 미국 래퍼와 협업했어요. 처음 Channel을 만났을 땐, 정말 조용하고 낯을 가렸어요. 살짝 취했나 싶었죠. 평소에 그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바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쉽게 대화를 풀어갔어요. 처음으로 제가 랩 가사 작사에 참여한 곡이에요. Channel이 제 아이디어들을 마음에 들어 하긴 했지만, 좀 희한하게 생각했을 거예요. 저는 래퍼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랩이든 아니든, 가사는 가사죠. 가사는 시 같아요. 오히려 평소라면 건드려볼 수 없었을 주제들을 다룰 수 있어서 더 쉽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자유롭게 글을 써볼 수 있는 경험이었죠." GL: "제 iPad에 저장해뒀던 아이디어를 선택하게 됐어요. 몇 가지 앱을 사용해서 루프와 드럼 사운드를 만들어놨거든요. 그러다 Channel이 랩을 하면서 소리를 입혔고, 자연스럽게 베이스 라인이 탄생했어요." My High [Disclosure & slowthai] GL: "이 곡은 유일하게 별개의 두 아티스트와 협업한 곡이에요. (첫 번째 벌스에서 랩을 한) Aminé와의 첫 세션은 어딘가 미친 듯한 에너지가 느껴져요.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커피를 다섯 잔 정도 마시고 작업했거든요." HL: "베이스 라인이 만들어지자마자 Aminé가 곧바로 훅 전체를 불렀어요. 저희가 점심을 먹으러 나간 사이에 자기 벌스의 가사를 썼고요." GL: "이번 앨범의 타이틀과 콘셉트를 확실하게 굳혀준 곡이에요.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튜디오로 들어와 각자 잘하는 걸 맡아서 시작했어요. Howard는 베이스 라인을, 저는 드럼을, Aminé는 랩을요. 모든 게 조화롭게 풀렸어요. 꼭 이미 있는 곡을 커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 곡에 '지금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더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떠올린 게 slowthai예요. 5분 동안 루프를 틀어놓고 작업을 부탁했죠. Aminé와 slowthai는 그때 이미 친구 사이였어요. 그래서 두 사람 간의 케미스트리가 듣기 편한 것 같아요." Who Knew? [Disclosure & Mick Jenkins] GL: "이 곡은 Howard와 제가 Disclosure 초기에 느꼈던 것들이 담겨 있어요. 그때 저희는 저희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만들고 있었죠. 저는 드럼과 기타를 치고, Howard는 베이스와 키보드를 쳤어요. 둘 다 송라이팅에 관심이 있었고요. 개러지나 하우스 음악에 대한 대단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었어요. 그 씬이 생겨났을 땐, 저희는 어렸거든요. 그래서 기초적인 지식만 있었죠. 우연인지 세심하게 작업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영향을 받아 저희만의 사운드를 만들 수 있었어요. 그렇게 이 곡이 나온 것 같아요. 오래된 노래 같으면서 몽환적인 사운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Mick에게 UK 개러지 음악에 대해 아냐고 물었는데, 모른다고 해서 Apple Music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몇 곡을 들려줬어요. 대표적인 개러지 곡들을요. Mick은 듣더니 템포와 스윙감이 좋다고 했어요. 새로운 장르를 발견하게 돼서 신나했죠." HL: "모두에게 교육적인 경험이었어요. Mick이 이렇게 노래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가수들은 보컬이 비는 곳마다 채우고 싶어 하는데, Mick은 일단 래퍼이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었죠. 느낌과 텍스처에 좀 더 기반을 두고 작업했어요." Douha (Mali Mali) [Disclosure & Fatoumata Diawara] HL: "Fatoumata Diawara는 'Ultimatum'(2018년 싱글)에 참여한 말리 출신 아티스트예요. 저희는 그 곡에 Fatoumata가 만든 음악을 샘플로 쓰려고 연락했고, 다행히 저희의 작업물을 마음에 들어 했어요. 그리고 자신이 작업한 아카펠라 트랙 전부를 보내줬죠. 저희가 쓰고 싶은 대로 쓰라면서요. 그렇게 만든 곡이에요. 하지만 조합한 곡의 가사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죠. Fatoumata에게 허락을 받고 싶기도 했고, 저희가 만든 곡의 가사가 무슨 뜻인지도 알고 싶어서 완성곡을 보냈어요. 알고보니 말리를 예찬하는 내용의 가사더라고요. 모든 가사가 '말리의 사람들은 좋아'라는 말을 조금씩 바꿔 한 거였죠. 정말 기뻤어요." Fractal (Interlude) GL: "인털루드 트랙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두고 계속 논쟁이 벌였어요. Howard와 저는 넣자고 하는 쪽이었고요. 많은 장르와 템포, 언어가 한데 담겨있는 앨범에서 이렇게 연주만 나오는 트랙은 깔끔한 입가심 역할을 해줄 테니까요. 저희가 좋아하는 앨범들은 다 그런 트랙이 있거든요. 그런 역할을 하는 트랙이 없다면, 앨범이 단순히 플레이리스트나 싱글들을 모아만 둔 것처럼 들릴까봐 걱정됐어요. 저는 이 곡에서 제가 얼마나 J Dilla처럼 할 수 있는지 도전해봤어요. 그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죠." Ce n'est pas [Disclosure & Blick Bassy] GL: "정말 오랜만에 잼을 했는데, 그때의 연주를 가장 가깝게 표현한 곡이에요. 제가 드럼을, Howard가 베이스를, Blick이 애드리브 보컬을 맡았죠. 완성된 곡에선 보컬을 여러 번 겹쳐 놓았지만, 모든 단어는 각 테이크마다 첫 번째로 부른 것이이에요. Blick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저희의 리드를 잘 따라줬어요." HL: "프랑스어를 조금 할 줄 알아서 단어 몇 개를 알아들을 수 있었어요. Blick에게 자세한 내용이 무엇이냐 물어봤더니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답하더군요. 일부는 프랑스어고, 일부는 그가 어릴 때 쓴 카메룬 사투리였어요. 대부분 아름답고, 멜로디가 돋보이는 스캣이었죠. 저는 멜로디를 쓰고 나서 제대로 된 가사를 쓰기 전에 의미 없는 말들로 빈 부분을 채우곤 해요. Blick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저 분위기에 맡기죠. 정말 대단해요." ENERGY GL: "Eric Thomas와 다시 작업하게 돼서 정말 기뻤어요. Eric은 에너지를 북돋는 강연가이면서 팟캐스트 진행자이고, 작가이자 목사예요. 'When a Fire Starts to Burn'(2013년 데뷔 앨범 'Settle' 수록곡)에 그의 목소리를 샘플링했었죠. 스스로는 잘 모르지만, 그는 MC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워낙 강렬한 곡이라 이 곡을 어디에 배치할지 오래 고민했었는데, 적당한 순서에 넣은 것 같아요. 전 한동안 라이브러리 음악을 가지고 한창 연구를 했었는데요. 그러다가 런던의 Bruton Music Library의 사람들과 좋은 만남을 갖게 됐어요. TV, 라디오 광고음악부터 열대 우림 소리, 전통 아일랜드 민요까지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또 아프리카와 브라질의 전통 드럼 소리가 담긴 엄청난 폴더도 하나 보내줬어요. 거기서 전 작업에 활용할 만한 것과 그 에너지에 맞는 보컬리스트까지 바로 찾게 되었죠." HL: "Eric의 샘플을 'When a Fire Starts to Burn'에 사용했어요. 래퍼와 함께 작업하고 싶었지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거든요. 래퍼들에게 연락하는 방법도 몰랐어요. 그래서 구글에 'Detroit man speaking'이나 'Chicago man speaking' 같은 걸 검색했죠. 진짜로요. 이상한 것들을 잔뜩 넘기고 나니까 Eric의 강연이 나왔어요. 'When a Fire Starts to Burn'을 발표하고 나서 다들 Eric의 샘플을 쓰게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무도 안 하더군요. 그래서 '됐어, 우리가 다시 하자'라고 생각했죠." Thinking 'Bout You (Interlude) GL: "Copperpenny의 'You're Still the One'이 적합하다 생각해서 샘플로 골랐어요. 차핑(chopping) 테크닉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었고, 드럼과 어떻게 함께 처리할 수 있을지를 배우고 싶었어요.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악을 강렬한 비트와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Birthday [Disclosure, Kehlani & Syd] GL: "처음에는 Syd만 참여했었어요. Syd는 정말 여유로운 성격을 갖고 있어요. 또 엔지니어 출신이라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기에는 꿈의 파트너죠. 자기 마이크를 설치하고 거의 혼자 녹음했으니까요. 이 앨범에서 가장 오래된 곡일 거예요. 2018년에 썼거든요. 투스텝 개러지에 가까운데, 덥스텝 같은 템포를 갖고 있고, 거의 R&B 같기도 하죠. 초기 Disclosure의 사운드를 가진 곡이에요. 이 곡을 LA에서 런던으로 가져와 다시 들어보니, 듀엣으로 해도 멋질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Syd도 찬성했지만 다른 한 명은 꼭 여성 뮤지션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그래서 추천한 사람이 Kehlani였어요. 저희도 완전히 찬성이었지만 그냥 말뿐으로 그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주일 후에 성사됐어요." HL: "저희는 보통 만나지 않고 일하는 걸 싫어해요. 창의적으로 협업할 수 있게 항상 같이 곡을 쓰고자 하죠. 좀 까다로운 편이어서요. Kehlani가 자기가 녹음한 벌스를 보냈는데, 너무 완벽한 거예요. 바꿀 게 정말 하나도 없었죠. 사실 바꿔보려고 하기도 했지만, 나빠지기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Kehlani의 경우에만 예외를 뒀어요." Reverie [Disclosure & Common] HL: "이 곡을 녹음하고 나서, Common의 인터뷰를 읽었어요. 그가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가사를 써본 곡이라고 했는데, 믿을 수 없었죠. 나중에 제게 말하길, 그는 보통 운전하면서 가사를 떠올린다고 하더군요. 또 어딘가에 가사를 써놓지 않는데, 이 곡을 포함해서 몇 번 정도 가사를 적었다고 했어요. 돌이켜보니 그는 제가 모든 걸 iPhone에 써넣는 걸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와 함께 곡을 썼다는 건 그야말로 꿈을 이룬 거죠. Common은 정말 겸손했어요. 스튜디오 안의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했고, 저희가 그의 음악을 많이 안다고 하니 진심으로 놀랐어요. 마지막 곡으로 정말 좋은 곡 같아요. 프로젝트 전체의 에너지를 담고 있거든요. Common과 저희는 서로의 방식대로 해본 적이 없었지만, 저희는 모두 해보지 않은 것에 열려 있었어요. '그래, 해보자.' 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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