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ther

Weather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Scott Hansen의 프로젝트 Tycho. 그의 이전 앨범들에는 뚜렷한 연속성이 있었다. 하지만 2016년 앨범 Epoch에 이어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 Weather에서 눈에 띄게 변화된 부분이 있다. 바로 사상 처음 보컬 피처링을 도입한 것이다. 철저히 인스트루멘탈 위주였고 보컬 샘플을 부수적으로 사용했던 전작들과 달리 총 여덟 곡 중 다섯 곡에 음성과 가사를 넣은 보컬 중심의 앨범을 만들었다. 보컬리스트와의 협업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Scott Hansen이 선택한 단 하나의 목소리는 텍사스 출신의 신예 싱어송라이터 Saint Sinner(본명: Hannah Cottrell)이다. 데모 몇 곡으로 시작됐던 콜라보 계획이 앨범 전체로 확대되었다. Scott Hansen은 Apple Music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번 컬래버레이션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Tycho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오래전부터 음악적 변신을 준비해왔음을 내비쳤다. 그가 직접 소개하는 앨범 트랙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자. "Easy" "저는 이 앨범의 인스트루멘탈 버전을 먼저 만들었고 결과물은 매우 좋았어요. Hannah와의 보컬 세션 작업이 얼추 마무리됐을 무렵, 그간 쓰지 않고 두었던 보컬 샘플들을 다시 꺼내봤어요. 그때 Hannah의 목소리를 제 작업 방식대로 샘플링처럼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곡이 앨범의 처음을 장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이 곡에 나오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 '아, 목소리를 샘플링으로 넣었구나. 원래 하던 방식 그대로네.'라고 생각할 때쯤 진짜 그녀의 보컬이 들어간 'Pink and Blue'로 충격을 주는 거죠." "Pink and Blue" "이 곡에 보컬을 추가하지 않고 처음 이 노래를 완성했을 때 이 곡이 멋지다고는 생각했지만 뭔가 중요한 걸 빼먹은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자꾸만 들었어요. 내가 놓친 그 무언가가 정확히 뭔지 알 수가 없어서 꽤나 허둥댔지만, 점점 해답에 가까워졌어요. 바로 보컬을 추가하는 거였죠. Hannah가 노래를 부르자마자 제가 찾던 것이 바로 이거였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요. 마침내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모았고, 그제야 어떤 모양새로 완성될지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죠. 이 거창하고 파워풀한 노래가 제 음악적 폭과 시야를 한 발 넓혀준 것 같아요." "Japan" "이 곡은 제가 보컬을 도입하기 전 주로 구사했던 원래의 작업 방식을 보여줘요. 처음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접했던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스타일의 신시사이저 중심의 거친 디지털 사운드가 담겨있죠. 저는 1995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갔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거였죠.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에 다니던 저는 학교 근처의 재팬 타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새크라멘토라는 도시 근처의 작은 마을 출신이에요. 그래서 태어나서 한 번도 스시를 먹어본 적이 없었죠. 일본은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에 대해서도 잘 몰랐어요. 일렉트로닉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어요. 저의 작은 세계가 넓혀지는 느낌이었고 그 동네에서 친구들과 함께 스케이트도 타며 매일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이 노래는 작은 소도시인 제 고향 밖의 큰 세상에 첫 발을 디딘 제 모습을 이야기해요. 재팬 타운에 산 경험 때문에 일본을 동경하게 됐어요. 여행도 몇 번 갔다 왔고 저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사랑해요. 저에게 음악적, 미적 영감을 주는 장소에요." "Into the Woods" "이 곡은 Tycho 그 자체에요. 저는 가장 Tycho다운 노래를 만들고 싶었고, 이 곡이 그 결과물이죠. 저는 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방향성을 바꿔보려고 저만의 작은 세상 밖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죠. '만약 내가 방안에 갇혀 일렉트로닉 음악만 만들고 다른 일을 안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데뷔 앨범 Past Is Prologue이 계속 흐르는 우주가 있다면 어떨까?'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 곡이에요." "Skate" "정규 2집 Dive 이후 모든 앨범에 기타로 쓴 곡을 하나 정도는 담으려고 했어요. 보통 기타 사운드에 신스 사운드를 입히고 전자 음악의 요소를 더하지만, 그 핵심은 구슬픈 기타 멜로디에 있어요. 이 곡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어요. 그러고 나서 Hannah가 노래를 불렀죠. 이 곡은 Hannah와 맨 처음 작업한 곡이기도 한데, 그녀의 목소리를 집어넣자 노래가 180도 달라져버렸어요. 제가 기존에 해오던 방식대로 킥 드럼이나 다른 전자 음악 사운드를 집어넣으려고 몇 번 시도해봤는데, 결국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죠." "For How Long" "앨범의 전체적인 스타일의 중심을 잡는 곡은 'Japan'이지만 제일 처음 쓴 곡은 바로 이 곡이었어요. 제 컴퓨터에는 언젠가 꼭 써야겠다고 생각한 멋진 아이디어들이 잔뜩 저장된 폴더가 있어요. 이 아이디어만으로도 충분히 앨범을 만들 수 있을 정도죠. 작품의 출발점이나 핵심 테마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강력하고 훌륭한 아이디어도 꽤 많아요. 이 폴더를 클릭하자 바로 이 곡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음반의 전체적 방향도 금세 잡혔어요." "No Stress" "이 곡은 오로지 Hannah만을 위해 쓴 처음이자 유일한 노래예요. 다른 노래들은 보컬을 지우고 몇 가지 요소만 추가하면 바로 인스트루멘탈 버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지만 이 노래는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보컬을 곡에 잘 융합할 수 있을지 궁리하고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제 기존 방식을 그녀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면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녀가 곡에 자유롭게 개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가닥이 덜 잡힌 미완성 데모를 보냈고, Hannah의 목소리 색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어요. 웅장한 리버브나 인위적인 보정도 최대한 배제했고, 보컬 본연의 호흡을 최대한 살려가며 작업했어요. 제게는 매우 흥미로운 실험이었죠. 우리가 곡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한다고 해도 결과물은 똑같을 것 같아요." "Weather" "웅장하고, 격정적이고, 감동적인 곡으로 앨범을 끝맺고 싶었어요. 저는 지금 이 시기가 제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절정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가 마구 넘쳐나고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이 활짝 꽃 피는 그런 시기 말이죠. 저의 그러한 바람은 이 앨범을 통해 본격적으로 실현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제 곧 투어를 시작하기 때문에 또 앨범을 내려면 2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저는 앨범 사이에 이렇게 긴 공백기가 생기는 게 정말 싫어요. 한동안 멀어져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이전 것에 대해 잊어버리기 때문이죠. 저는 그저 계속해서 작품을 쏟아내고 싶어요. 이 앨범을 내기 전까지 시간이 꽤 걸렸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아이디어와 소재를 모아뒀어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노래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이 노래는 이 앨범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다음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버전

국가 또는 지역 선택

아프리카, 중동 및 인도

아시아 태평양

유럽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미국 및 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