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les

Circles

Mac Miller와 Jon Brion이 정식으로 첫 만남을 가졌을 당시 Mac Miller는 이미 'Swimming' 앨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Swimming'은 이후 Jon Brion의 프로듀싱 하에 완성되어 2018년 발표된 Mac Miller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다. Apple Music의 Zane Lowe와 마주 앉은 Jon Brion이 그때를 회상했다. "제게 대여섯 곡 정도를 들려줬어요. 힙합 성향이 강한 곡들이 먼저 재생됐는데 솔직하면서 재미있고 훌륭했죠. 꽤나 흥미로운 완성작이 될 조짐이 보였어요. 그런데 다음으로 들려준 곡들은 분위기가 조금 달랐어요.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 곡들이 곧 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정규 앨범 'Circles'의 출발점이었다. 이전엔 한 번도 뚜렷이 드러내 보인 적 없던 새로운 차원의 음악성과 멜로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연약한 내면에 파고든 이 앨범을 'Swimming'과 한 쌍을 이룰 작품으로 구상했었다. 힙합보다는 Harry Nilsson의 색깔에 더 가까운 앨범이다. Kanye West, Fiona Apple, Janelle Monáe를 아우르는 Jon Brion의 다양한 음악 스펙트럼은 Mac Miller에게 적격이었다. Mac Miller 가족들의 도움 아래 Jon Brion은 그가 남긴 'Circles'를 완성했다. 2018년 9월 그의 죽음 전 함께 나누었던 대화가 그 근간이 되었고, 라이브 퍼커션과 스트링, 다양한 오버더빙이 그가 활용한 재료였다. 'Circles'의 주요 몇 곡의 제작 과정과 더불어 두 사람이 이토록 속 깊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함께 빚어내며 어떠한 교감을 나누었는지 Jon Brion의 회고를 통해 살펴본다. Circles "그날 제게 들려줬던 곡이에요. 후작업에서 브러시로 연주한 심벌 소리와 비브라폰 소리를 더했죠. 그가 쓴 가사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가 스스로에 대해 고찰하는 방식에 감탄하게 돼요. Circles를 비롯한 수록곡 몇 가지를 잘 들어 보세요. 그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중이었어요.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려 했고, 고개가 갸웃거려져도 수긍하려 했죠. 이 곡의 가사에서 그는 '난 원래 이래. 다른 사람들은 이해를 못 할지 모르지만 난 사실 이대로 괜찮아.'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직설 그 자체죠. 그래서 전 처음부터 무조건 참여하리라 마음먹었어요." Complicated "제 기억이 맞다면 이 보컬이 이미 완성된 상태였어요. 그는 제게 다양한 곡을 들려주었는데 모두 합하면 두 앨범을 채우기에 충분할 음악들이었죠. 그가 무언가 들려주면 전 '훌륭해요. 저음부만 조금 개선하면 되겠네요.'라는 식으로 얘기하곤 했어요. 제가 그런 식의 제안을 할 때마다 그는 '그렇게 말해 주시니 정말 좋네요. 이런 음악은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라고 하더군요. 어떤 때는 '너무 좋아요.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좋고, 보컬도, 리듬도 좋아요. 그런데 곡의 중간 정도에서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그렇지 않게 만들어야죠. 집중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이니까요.'라고 한 적도 있었죠." Good News "아주 미니멀한 트랙을 틀어 놓고 노래를 불러 줬는데요. 가사가 굉장하더군요. 아직 후렴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어요. 제게 '여기에 맞춰서 이렇게 저렇게 연주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을 했어요. 제가 조심스레 '코드는 마음에 들어요?'라고 물으니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좋아요. 그럼 한번 연주해 볼 테니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말해 주세요.'라고 했죠. 그동안 여느 디렉터들과도 그랬듯 전 그의 몸짓을 보고 마음을 파악하려 했어요. 그러던 중 그가 한껏 격양된 모습으로 컨트롤 룸으로 들어오더군요. 그곳에서 제 연주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더니 이내 후렴을 만들어 냈어요. 전 건반을 치는 도중 '너무 좋은데요? 얼른 녹음해 보세요.'라고 했죠. 첫 번째로 녹음을 하고 들어와서는 머뭇거리더군요. '음, 뭐랄까. 다른 노래 같아서요.'라고 하면서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는 다행히도 이를 받아들였어요. 제가 만든 것도 아니고 그에게서 나온 노래잖아요. 그가 스피커 앞에서 돌아다니며 이 멜로디를 흥얼거릴 때 '그 멜로디가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찾아온 건 다 이유가 있어서에요.'라고 직접 말도 해 줬을 거예요." I Can See "그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냐마는 그가 남긴 음악들을 들어야 했던 일주일은 제게 고문이자 기쁨이었어요. 하늘로 간 그를 생각하며 힘겹게 노래를 듣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곡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이건 누가 들어도 좋은 노래임에 틀림없었거든요. 어떤 장르이든 상관없었어요. 한 인간이 자기표현을 이리도 잘해 낸걸요. 하지만 곧 다시 고문이 이어졌어요. '세상에,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당신인데 난 한 번 들어 볼 기회도 갖지 못 했어.'라는 생각에요. 가만히 앉아 혼자 고민했어요. '그가 살아 있었다면 과연 그럴 기회가 있었을까? 고민이 돼 들려 주지 못 했던 걸까? 아니면 이미 너무나 완벽했기 때문에 들려 줄 필요를 느끼지 못 했던 걸까?' 답은 알 수가 없네요. 사람들은 그가 자신의 상태를 자각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란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는 이미 잘 알고 있었고 이를 거리낌 없이 표현했어요. 사실 이리 솔직한 가사가 전하는 경이로움을 배제하고도 전 이 노래의 멜로디만으로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어요." That’s on Me "그가 하와이에서 돌아왔을 때였어요. 이 노래를 듣고 전 완전히 매료되었고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죠. 그는 주로 '그냥 전부 다 직접 연주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했지만 전 '아니에요. 이미 잘해 놓으셨잖아요. 이 위에다 연주할게요.'라고 하곤 했죠. 한 테이크를 마치고 나면 꼭 '괜찮았어요?'라고 묻더군요. 그러면 저는 '그럼요. 너무 좋았어요. 정말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Hands "그는 뭔가 장엄하고 풍부하고 영화적인 사운드를 원했는데 건반 패드 하나로 그걸 어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더군요. '아, 이건 어때요? 제가 8분 음표를 이용해서 Dr. Dre가 피아노 샘플에 쓸 것만 같은 사운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린 피아노나 피아노 샘플 대신 그 시대의 분위기만 가져오자고요. 아주 다양한 오케스트라 타악기를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멜로디 변화가 미묘하게 들리게요.'라고 제가 말했어요. 그러자 그는 '뭐든 원하시는 대로 다 시도해 주세요.'라고 했죠. 그래서 제가 한번 작정하고 해 보았어요. 그는 아이디어가 정말 마음에 들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Once a Day "절 찾아와서는 두세 곡 정도를 들려줬어요. 그중 하나가 이 곡이었는데 미니 피아노 소리 같은 게 들어가 있었죠. 전 어떻게 이런 노래를 쓸 수 있는지 믿을 수가 없었어요. 매번 그가 오는 날이 굉장히 기대됐어요. 올 때마다 '이런 건 대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거예요?'라고 할 정도로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해 주었으니까요. 정말로 또 어떤 걸 숨겨 놓았을지는 모르지만 이 곡은 확실히 구체화된 상태예요. 개인적인 이야기고, 또 가슴 아픈 얘기죠. 그가 직접 연주하게 만들려고 엄청 애를 쓴 곡이에요. 녹음을 하는데 제가 밖으로 나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갔지만 문은 열어 두었죠. 사실 전 계속 옆에 있었어요. 문 앞에 서 있었죠. 문을 열어 둔 채로 컨트롤 룸에서 방 하나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어요. 그가 연주를 시작했어요. 보컬 소리가 다 들리더군요. 방 안에 있을 필요도 없었죠. 첫 테이크를 듣는데 건반을 살짝 손봐야 할 것 같더라고요. 사운드가 더 밝아야 했나 어두워야 했나 그랬을 거예요. 뛰어 들어가서는 '앗, 미안해요. 하나만 고칠게요.'라고 얼른 손을 봤죠. 그러곤 다시 나와 복도에 서서 듣고 있는데, 저는 그만 엉엉 울고 말았어요. 두 테이크를 연속으로 들었죠. 그러곤 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밖에서 살짝 들었는데요. 좋네요. 사운드 올려놓은 상태로 한 번 더 쳐 볼게요.'라고 하고는 얼른 복도로 뛰쳐나와 다시 울었어요. 눈물을 닦고 다시 들어가니 여느 때처럼 '괜찮았어요? 그냥 직접 연주하시는 편이 낫지 않아요?'라는 말이 들리더군요.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저처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제가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걸 수도 있죠. 하지만 상관없어요. 제가 본 건 훌륭했으니까요. 그 누구도 인정 못하더라도 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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