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e Two Windows

These Two Windows

미국 인디 팝 싱어송라이터 Alec Benjamin이 데뷔 앨범 'These Two Windows'를 발표하기까지 과정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다. 시작은 제법 좋은 듯했다. 나이답지 않은 조숙함과 완성도를 갖췄던 송라이팅 솜씨는 금세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운 좋게도 대학 재학 중에 콜롬비아 레코드와 계약까지 맺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계약은 무산되고 말았다. 냉혹한 현실을 깨닫고 마음의 상처도 입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다잡고 천천히 추종자들을 모으며 알음알음 자신의 존재를 알려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애틀랜틱 레코드의 러브콜을 받기에 이른다. 새로운 둥지를 튼 그는 첫 메이저작인 2018년 믹스테이프 'Narrated for You'를 발표한다. Ed Sheeran을 연상시키는 감성 충만한 포크 팝 사운드, 자유로운 감정 표현과 진솔한 내러티브는 리스너들을 단숨에 매료시켰고, 그는 차세대 스토리텔러로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그로부터 2년 후, 새롭게 선보인 첫 정규 앨범 'These Two Windows'에서 그는 더욱 응집력 있고 유려해진 스토리텔링 솜씨를 보여준다. 중독성 강한 하모니가 인상적인 오프닝 트랙 'Mind Is a Prison', 보컬 보코더가 참신한 느낌을 주는 'Oh My God', John Mayer의 인정을 받은 'Jesus in LA'를 포함해 앨범에는 다양한 트랙이 담겼다. "음악이든 영화든 소설이든, 사실 다루는 주제는 다 거기서 거기예요.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자칫 비슷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차별점을 부여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는 바로 '관점'이라 말한다. "사람마다 바라보는 시선, 이해하는 포인트가 다르잖아요. 'These Two Windows'는 제 두 눈을 두 개의 창에 비유한 거예요. 이 노래들은 인간사에서 그동안 쭉 다뤄져 왔던 주제들을 저의 견해를 담아서 다시 풀어낸 거고요. 사람들과 저의 생각 차이, 시각 차이가 결국 이 이야기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거죠."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감식안과 통찰력을 가진 아티스트 Alec Benjamin. 그의 뮤직 스토리보드 'These Two Windows'는 과연 어떤 흥미로운 내러티브들로 채워져 있는지, 트랙 별로 꼼꼼하게 읽어보도록 하자. Mind Is a Prison "때때로 어딘 가에 갇힌 듯한 기분이 들어요. 되돌릴 수도 없는 일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되풀이될 때가 있거든요. 제 생각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느낌,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것 같은 기분, 자유 의지를 갖기 위한 노력. 이 노래 내용은 바로 그런 것들에 관한 거예요. 이번 앨범 작업은 프로듀서이자 송라이터 Alex Hope과 함께 했어요. 둘이 같이 쓴 곡도 여럿 있고, 프로듀싱은 Alex가 거의 전담하다시피 했죠. 다만 뭐에 대해 쓸지는 다 제가 정했어요. 사실 이런 노래가 팝 앨범에 들어있다는 것 자체가 확실히 일반적이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한 주제대로 방향대로 군말 없이 따라와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굉장히 중요했어요. 덕분에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가리지 않고 맘껏 할 수 있었으니까요." Demons "원래 Khalid랑 같이 곡을 쓰려고 했어요. 만나기는 했는데, 아쉽게도 딱히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죠. 그가 스튜디오를 떠난 후에 저는 혼자 앉아서 이 곡을 썼어요. 제목 그대로 '악마'에 대한 내용인데, 솔직히 말해서 이번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은 아니에요. 사실 이 노래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게 종종 신경이 쓰여요." Oh My God "어릴 때 아빠랑 같이 영화 '로스트 인 스페이스'를 같이 보곤 했어요. 아빠는 영화 대사를 종종 인용하시곤 했죠. 그래서 저도 등장인물인 Will Robinson의 대사를 이 노래에 집어넣어 봤어요. 진짜로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때 이 곡을 썼어요. 어느 날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스튜디오에 앉아있었는데 왠지 막막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때 옆에 있던 사람에게 푸념하듯이 말했어요. '노래 만드는 게 더 이상 즐겁지 않아. 설렘과 흥분을 잃어버린 기분이야.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그 당시 저는 많이 지쳐 있었거든요. 무대 뒤에서 일어나는 성가신 일들, 예를 들어 비즈니스라든가 정치 같은 것들이 저를 질리게 만들었죠. 정말 슬픈 건, 그렇다고 다른 길로 갈 수도 없다는 거였어요. 음악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요. 그 막막함과 좌절감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에 대한 노래를 쓰는 것뿐이었죠." The Book of You & I "저는 이 곡이 참 맘에 들어요. 단어는 되게 심플한데 스토리가 좋거든요. 이 곡은 Alex Hope이랑 같이 만든 건데, 정말 빨리 썼어요. 한 40분 걸린 것 같아요. 둘이 같이 작업실에 앉아 있었는데,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정작 아무것도 완성시키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것저것 깔짝대는 수준이었죠. 그러다 갑자기 전날 밤 비행기를 탔던 게 생각났어요. 그 얘기를 바탕으로 가사를 썼어요. 그리고 간단한 기타 멜로디 위에 그 노랫말을 얹어서 불러봤죠. 그렇게 이 곡이 나온 거예요. '노래 쓰는 데 얼마나 걸렸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 편인데, 저는 '평생'이라고 답하고 싶어요. 평생 쌓은 경험이나 내공이 40분 동안 폭발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Match in the Rain "저는 '자꾸 꼬이는 관계를 어떻게든 잘 풀어보려고 애쓰는 것', 그걸 무엇에 비유하면 좋을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성냥'을 떠올렸어요. 비 올 때 성냥불 붙이는 게 꽤나 어렵잖아요. 불이 안 붙는 걸 기어이 붙여 보겠다고 낑낑대는 게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담배를 피우지는 않는데, 어쨌든 불현듯 그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죠. 뮌헨에 있을 때였는데, 공연을 5분 앞두고 갑자기 가사가 막 떠올랐어요. 마음이 급해진 저는 매니저한테 핸드폰을 들어달라고 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없으니까 얼른 녹음이라도 해둬야겠다 싶었거든요. 그리고 두 달 후 스튜디오에서 그때 녹음해 둔 걸 바탕으로 이 노래를 썼어요." Jesus in LA "어릴 때부터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저는 항상 이렇게 말했어요. '언젠가 LA에 꼭 갈 거야. 거기 가면 모든 게 다 잘 될 거야.' LA는 저에게 있어서 '약속의 땅' 같은 곳이었거든요. 그곳에는 꿈과 행복만이 가득하고, 진짜 가기만 하면 내 인생 탄탄대로일 거라고 굳게 믿었어요. 결국 가긴 했는데, 생각처럼 잘 풀리지는 않았어요. 계약은 파기됐고, 돈도 다 잃었죠. 가혹한 현실에 직면한 후에야 그 모든 게 환상이었다는 걸 알았죠.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어요. 'LA에 간다 해도 원하는 걸 찾으리란 보장은 없다.'라는 걸요. 그 깨달음이 이 곡의 아이디어가 됐어요. 서양에서 예수(Jesus)는 '구원'을 상징하잖아요. 그래서 제목을 이렇게 붙인 거지 종교와 딱히 관련이 있는 건 아니에요. 전에 John Mayer한테 들려줬는데 그가 좋다고 칭찬해 줬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싣기로 결정한 거예요." I'm Not a Cynic "저는 때때로 인생을 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요. 스스로도 인정해요. 예를 들어서, 길에서 똥을 밟았다 쳐요. 그럼 신발에 계속 묻어있겠죠. 비가 오면, 계속 비가 오는 거고요. '보는 시각을 바꿔라.' 같은 말은 글쎄요, 항상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걸 이 노래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왜 이렇게 삐딱하고 냉소적이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이건 냉소적인 게 아니에요. 현실적인 거죠. 사실 어떻게 생각하시든 상관은 없어요." Alamo "역사적 맥락을 너무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어요. 당시 미국이 한 일이 옳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알라모 전투에 관한 건 전부 차치하고, 그냥 어릴 때 배운 게 생각났던 것뿐이에요. 우리한테 그건 '최후의 저항'쯤으로 각인되어 있거든요. 당시 텍사스 의용군들은 아마 '죽어야 한다면 여기서 죽으리라!'란 각오로 싸웠을 거예요. 그렇게 필사적으로 덤빌 만한 일은 없었지만, 이따금씩 다수에 반하는 입장에 놓일 때가 있어요. 거대 멕시코 군에 맞섰던 미국인 병사들처럼, 무리와 대치하게 되는 상황이 가끔 벌어지는 거죠. 그럴 때 저도 모르게 이런 전투적인 자세가 돼요. 내 의견에 확신이 있다면, 저는 제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기꺼이 사람들을 져버릴 수 있어요." Must Have Been the Wind "이 노래는 '가정 폭력'에 대한 거예요. 가정 내에서의 학대나 폭력이 생각보다 많이 벌어지잖아요. 실제로 이런 상황에 처하신 분을 알고 있었어요.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 여성분은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더군요. 자칫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니까 함부로 개입할 수도 없고. 참 어려운 문제죠. 알면서도 모른 척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게 참 갑갑해요. 그런데 때로는 '당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어요. 필요하면 손을 내밀 수 있게요.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지만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바로 그거예요." Just Like You "이 노래는 친구를 위해서 쓴 거예요. 기타 파트가 너무 타이트한 것 같아서 살짝 고쳤죠. 언젠가 늦은 밤 스튜디오에 앉아 있었는데, '아빠에 대한 노래를 하나 쓰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어릴 땐 별것 아닌 일로도 부모님께 화를 많이 냈어요. 분명 저에게 이득이 되라고 하신 일인데도 짜증을 냈죠. 뭐가 그렇게 싫었는지 몰라요. 원래 그 나이 때에는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모르잖아요. 머리가 좀 커야 알죠. 이제는 부모님 심정을 조금 알 나이가 됐으니 더는 못되게 안 굴려고요. 저도 아빠가 되면 자식을 위해서 똑같은 일을 할 테니까요. 그런 얘기를 노래에 담아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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