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 Dismal

The Great Dismal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정말 이상한 시련을 겪었어요. 저희가 만든 모든 앨범엔 비극적인 이야기가 숨어있죠." 필라델피아의 밴드 Nothing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은 Domenic Palermo가 Apple Music에 정규 4집 앨범에 대해 설명한다. "이번 앨범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 지금 인류의 상황을 보세요. 전 세계가 불타고 있죠." 2019년 'New York Times'에 실린 블랙홀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The Great Dismal'은 세계 종말을 배경으로 한 10곡짜리 오디세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세상에 종말론적 분위기가 돌고 있잖아요. 지금으로선 낙관적인 생각을 품게 해줄 만한 일이 별로 없어요." 이런 주제가 앨범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Alex G가 피처링한 'April Ha Ha'는 피할 수 없는 것을 피하려 하는 시도에 감탄하는 곡이고, 'Ask the Rust'은 과거가 그리 먼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이는 Nothing의 으스스한 슬로코어 성향과 끊임없이 몰아치는 슈게이징의 돌풍 사이를 오가는 앨범의 사운드에도 반영되어 있다. 첫 곡의 음산한 아름다움이 첼로와 바이올린을 맡은 Shelley Weiss와 하프의 Mary Lattimore의 덕이라면, Cloakroom의 Doyle Martin은 퍼즈가 잔뜩 들어간 'Famine Asylum', 마구 뻗어나가는 'In Bluberry Memories'에 기타 레이어를 입혔다. Palermo는 'The Great Dismal'의 곡들을 설명하며 우리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A Fabricated Life "곡을 써놓긴 했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알 수 없었어요. 헤비하게 만들지,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갈지 정할 수가 없었죠. 결국 그냥 달려들어서 완성했어요. 마치 잭슨 폴록이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듯 기타 톤을 입혔고요. '월 오브 사운드'를 만들고 싶어서 기타와 스트링을 섞어 넣고, Mary Lattimore의 하프, 묘한 딜레이와 리버브를 얹었어요. 거기에 Shelley Weiss가 들어가니 믿을 수가 없더군요. 영화 같은 결과물이 나왔어요. 이걸 앨범 첫 곡으로 하자고 하니 모두 반대했지만, 앨범의 페이스를 잡아나가는 게 제겐 정말 중요했어요. 앨범 전체가 영화처럼 느껴지니까요." Say Less "'Fabricated'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몸을 가지고 태어난 후 상황에 대처하는 것에 대한 노래라는 게 재밌어요. 그건 살면서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정해버려요. 모든 걸 좌우하죠. 그 노래 다음에 '난 여기에 대해서 할 말이 없어,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라는 노래로 넘어가는 건 빠르게 온/오프 스위치를 누르는 것과도 같아요. 이 곡도 같은 걸 반영하고 있어요." April Ha Ha "저는 Alex G를 정말 좋아해요. 저흰 그를 스튜디오에 불러서 저와 함께 기타를 치게 하고, 어쩌면 같이 곡을 쓰게 할 수도 있겠다는 계획이 있었죠. Alex G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굉장히 의식해요. 보컬에 대해서도 저와 아주 비슷하죠. 저처럼 자기 목소리를 싫어해요. '아, 안돼, 노래는 안 할래'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봐, 꼭 불러야 해. 너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 네가 부를 부분을 써놨고 정말 끝내준다니까. 네가 이 가사를 부르는 걸 너도 꼭 들어봐야 돼'라고 했어요. 그가 노래한 걸 들어보고 저희 모두 만족했어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로잡히게 되는 노래라는 게 좋아요. 이게 뭔지 모르고 있다가도 기분 좋게 놀라게 되죠." Catch a Fade "창조를 위해 해야 하는 일과 생존을 위해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곡이에요. 이 곡은 Doyle이 가지고 있던 데모였고, 저희가 함께 작곡을 시도한 첫 곡이기 때문에 특별해요. 제게 있어선 정말 많은 걸 말해주는 곡이죠. Doyle이 제게 로파이 데모를 보내줬고, 아주 솔직하고 아름다운 보컬 멜로디가 있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한 노래였죠. 저와 Kyle (Kimball, 드러머)은 비행기를 타고 인디애나로 가서 저희 걸 손본 다음 그가 생각하던 걸 더해서 하나의 트랙을 만들어 냈어요. 처음부터 다시 작업했죠." Famine Asylum "저희는 팬들에게 Nothing의 최고의 곡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아직도 쓰는 중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보기 시작하고 있는지, 인류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곡이에요.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누구의 책임인지 알기가 쉬워지고 있고, 어쩌면 멸종에 평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역시 깨닫고들 있어요. 그리고 사이코패스 같은 소리를 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행동하는 것 사이의 경계도 모호하죠. 하지만 이 곡에는 'Dr. Strangelove'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제가 말하려는 것을 그대로 말해주는 영화죠. 좀 덜 시적이긴 하지만요." Bernie Sanders "이 밴드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음 편히 펼쳐놓은 곡이라고도 할 수 있죠. 내가 뭘 해야 하느냐, 사람들이 내가 뭘 하길 원하느냐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어요. 뮤지션에겐 잔인한 일이지만, 이런 얘기가 표면으로 드러나는 일은 드물어요. 이런 기준을 맞춰야 하고, 저런 평론가들을 만족시켜야 하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일에 온갖 것들이 끼어들죠. 그것 때문에 잃는 중요한 것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원래 'Bernie Sanders' 데모는 정말 괴상했어요. 두 번째 데모를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이 곡은 틀림없이 이번 앨범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야'라고 말했죠. 전 계속 밀고 나갔는데, Will (Yip, 프로듀서)과 녹음하면서 비로소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갈 데까지 가고서도 손상을 입지 않는다는 건 참 좋은 일이에요." In Blueberry Memories "전엔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고 정확하게 해본 적이 없어요. 이건 공생과도 같은 게 됐죠. 무슨 얘기냐면 저한테 딱 붙어버렸다는 말이에요. 예전에 스스로에게 품었던 의심을 벗어나려는 과정이기도 했어요. (2018년의) 'Dance on the Blacktop'은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제겐 여러 가지 면에서 직선적 움직임으로 느껴졌어요. 저희 머릿속 Nothing 음반에 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게다가 전 맞서 싸우는 대상이 많았어요. 제가 했던 모든 일은 다 철저히 계산된 거라서, 결국 완전히 실패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넌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어, 그리고 네가 만들고 싶은 앨범을 만들었지'라고 말할 수 있었죠. 지금 제가 서 있는 위치에 있지 못했더라도 저라면 뭐든 성공으로 느꼈을 거예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음악을 만든다는 것만으로도요. 하루하루가 제게는 승리예요.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기분이 드니까요." Blue Mecca "이 곡이 앨범의 분위기를 잡아줘요. 앨범에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곡이죠. 제 아버지에 대한 노래예요. 아버지는 베트남에 두 번 다녀오셨고, 마약 중독과 PTSD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어요. DNA도 썩 좋지 못했어요. 아버지는 기독교를 통해 새 삶을 살려고 해보셨지만, 종교도 별 도움이 되지는 못했어요. 다른 도움이 더 필요했는데, 얻지 못했고요. 오히려 다른 문제만 일으켰죠." Just a Story "이 노래는 John Lennon이 세상을 떠난 날에 대한 이야기예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벽에 온통 The Beatles 포스터가 붙어있는 스튜디오에 앉아 있었어요. (필라델피아 외곽의) 스튜디오 4는 John Lennon과 The Beatles가 작업한 적이 있는 곳이었거든요. 5주 동안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그 사람들의 유령이 스튜디오에 돌아다니더군요. John Lennon과는 늘 이런 일이 일어나요." Ask the Rust "이 노래는 제가 (감옥에서) 보냈던 시간 이후 집에 돌아와서 다시 적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지금까지도 감옥에 있는 꿈을 꿔요. 어떤 시기를 지나왔다고 생각하지만, 과거는 끝난 게 아니에요. 제가 꾸는 꿈에서 그게 드러난다고 생각하고요.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제가 뭔가 잘못을 저질러서 감옥에 다시 돌아가는 꿈이죠. 전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제 안의 깊은 곳에서부터 처참한 기분이 들어요. 제가 모든 걸 망쳐놓은 것만 같죠. 그리곤 다시 감옥에 들어가요. 제게 있어서 이 앨범이 전반적으로 너무나 중요한 이유가 그거예요. 모든 건 연결되어 있어요. 십 년 전에 'Guilty of Everything'을 쓰고 그게 제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보던 때와는 달라요. 저희는 당시 그걸 어떻게 봤는지, 이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치부했던 때와는 달라요. 그렇지가 않죠. 이젠 알게 됐어요. 그걸 이용해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과거를 잊는 게 아니라, 과거를 품고 살아가는 게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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