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Not Your Kind

We Are Not Your Kind

과격하고 공격적인 메탈 사운드만큼 강렬하고 파격적인 코스튬 비주얼로 유명한 베테랑 록 밴드 Slipknot. 열혈 추종자들을 거느린 그들의 겉모습과 사운드는 실로 무시무시하지만, 음악을 만들 때만큼은 마치 새끼를 돌보는 어미처럼 애정이 넘치고 세심하며 사려 깊다. 여섯 번째 정규 앨범 'We Are Not Your Kind'를 완성하는 데 무려 4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만 봐도 작업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 긴 시간동안 밴드는 멤버를 재정비했고 팀워크를 새롭게 다졌다. 그리고 총체적 위기에 봉착한 국제 사회에 대항하는 거센 저항정신을 빼곡히 채워 넣었다. 신보 출시를 기념해 Slipknot의 퍼커셔니스트 Clown(a.k.a. #6, 본명 Shawn Crahan)과 Apple Music이 인터뷰를 가졌다. Clown은 자신의 팬들이 2001년 앨범 'Iowa'를 무한 찬양하고, 그런 스타일 음악을 또 다시 들려주길 바란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현 시점의 분위기를 읽어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린 때때로 멈춰 서야 합니다. 조금 뒤로 물러서서 현재 시대상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문제를 상기시켜야 해요. 지금 전 세계가 완전 엉망진창이잖아요. 이런 심란한 세태 속에서, 음악이 세상의 거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위주의적인 정부에 항거하는 반독재 찬가 'Birth of the Cruel'과 'A Liar’s Funeral', 순교적 정신이 어린 'Unsainted', 선동적인 명상곡 'Insert Coin'과 'What’s Next' 등 의식 있는 음악으로 무지한 세상을 깨우는 것 또한 뮤지션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확고한 의중이 앨범 곳곳에서 드러난다. 일렉트로닉 문법을 접목한 개성 뚜렷한 스래시 사운드 역시 압권이다. "오랜 시간 갖은 애를 써가며 만든 새 앨범을 여유 있게 찬찬히 설명해드릴 기회가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모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Insert Coin" "우리의 방식으로 '나는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온다.'라는 내용을 표현한 거라고 보면 됩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서 거친 물결을 헤치며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같달까요. 자, 동전을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겁니다." "Unsainted" "마디마다 비트마다, 눈에 띄는 곳곳에 앨범의 주제 의식이 녹아있습니다. 곡의 색이나 분위기가 조금씩 다를 뿐이고, 듣는 사람 취향에 맞냐 안 맞냐의 차이일 뿐, 모든 트랙을 관통하는 테마와 철학은 사실상 하나죠. 앨범 전체가 아주 매끄럽게 연결됩니다. 놀라울 정도로요. 몇 년 전 이 노래를 만들었을 때가 기억나네요. 기타 리프와 코러스를 듣고 '아, 이건 앨범 첫 트랙에 집어넣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아주 멋졌죠. 우리 밴드 고유의 정체성과 현재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도 참신함이 살아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Birth of the Cruel"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예요. 매우 잽싸고 강렬하며 세차게 휘몰아치는 듯한 느낌의 곡입니다. Corey Taylor가 부르는 'I'm overthrown / I'm over your throne’이라는 가사가 재밌어요. 일종의 말장난이죠." "Death Because of Death" "인생이란 게 과연 무엇인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생의 작은 퍼즐 조각 같은 거죠.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분위기 있는 곡이에요. 짧지만 강렬하고요. 마치 뱀처럼 아주 독기가 넘치죠. 스르륵 소리도 없이 다가와서 콱 물어버리고는 손쓸 틈도 안 주고 홀연히 사라져버리거든요. 굴복하는 순간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 삶을 집어삼킬 수도 있어요." "Nero Forte" "저는 밴드 활동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많은 걸 배웠어요. 그들 덕분에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동료들과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값진 일인지 알게 됐죠. 그런 개인적인 깨달음을 이 노래에 담고 싶었어요. 이 곡은 무엇보다도 코러스가 환상적이에요. 활동 시작한 지 20년이 흘렀지만 Corey의 가성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죠. 능가할 자가 없어요." "Critical Darling" "상당히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보컬 멜로디가 굉장히 맘에 들어요. Corey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그는 자신의 내면으로 깊숙이 파고들어서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들을 끄집어내 보여줄 줄 알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걸 꺼리지만 그는 아니에요. 자신을 위해, 또 우리 모두를 위해 사적인 이야기를 주저 않고 공개하죠. 나머지 멤버들과 성향이 다른 듯하지만 어떻게 보면 똑같기도 해요. 그의 그런 부분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앨범에 또 다른 색을 더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A Liar’s Funeral" "이런 스타일의 곡은 여러 의미에서 상당히 어렵고 난해할 수 있어요. 화자는 세상 일에 달관한 것처럼 굴지만 실은 아니에요. 이 노래는 방관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해 제대로 깨닫게 해 준달까요. 개인적으로 정말 고민을 많이 해서 만든 곡이고, 그럴만한 가치와 이유가 있는 노래입니다. 'Burn, burn, burn the liar' 같은 가사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기도 하고, 약간의 공포감마저 들게 하죠. 그리고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여태껏 Corey가 불렀던 것들 중에서 가장 분위기가 무겁습니다." "Red Flag" "스래시 느낌이 물씬 풍기는 Slipknot 음악의 정석 같은 곡이에요.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게 재밌어요. 'Get This (Or Die)'나 'Eeyore'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앨범 전체 분위기 면에서도 그렇고 구성 면에서도 그렇고, 꼭 집어넣을 필요가 있었죠." "What’s Next" "좋게 말하면 인터미션 같은 거예요. 공연 중간에 가지는 휴식시간이죠.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음악에 갇혀있지 않고 현실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잘 몰라요. 그게 Slipknot다운 태도이고 1998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래왔어요. 이 곡은 아주 짧지만 강렬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Spiders"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단순한 걸 만들기는 쉽지만, 단순한 것 같은데 말이 안 되는 걸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그 말에 대해 생각해 본 노래예요. 모두가 이해하고 맞장구칠 수 있는 이야기 같아요. 내용면에서도 사운드 면에서도 이례적이고 색다른 곡이에요. 얼핏 단순하게 들릴 수 있는데, 여운이 꽤 강렬하죠. Slipknot이 추구하는 바를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우리는 늘 우리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아티스트로서 끊임없이 발전과 진화를 모색합니다. 음악은 저에게 있어 신과 같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요. 항상 우리 음악에 자신 있고요. 결국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Slipknot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 역시 더할 나위 없이 Slipknot다운 노래고요." "Orphan" "한 마디로 정말 정말 깊고 무거운 노랩니다. 가장 먼저 형식을 완성하고 편곡 작업을 완료한 곡이에요. 그러고 나서 나머지 곡들 작업하느라 한참을 방치해뒀죠. 이 곡을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랫동안 묵혀뒀어요. 아주 나중에 Corey가 가사를 붙였고, 타이틀은 'Orphan'이라고 붙였다고 메시지를 보내왔죠. 굉장히 심각하고 진지한 분위기일 거라는 느낌이 딱 왔어요. 'Orphan'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절망적이고 쓸쓸하고 우울한 느낌이 있잖아요. Corey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더니 프로듀서 Greg Fidelman이 왜 그러냐는 듯 의아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더군요. "Corey가 곡 제목을 'Orphan'이라고 지었대."라고 했더니 다들 속으로 '헉!' 하는 것 같았어요." "My Pain" "이 곡은 순식간에 썼어요.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이에요. 세상사에 있어서는 물론 개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죠. 우리는 종종 비현실적이고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얘기들을 해요. '’Til We Die'나 'Heartache and a Pair of Scissors', 'Skin Ticket', 'Prosthetics', 'Danger - Keep Away' 같은 노래들이 그렇죠. 이 곡도 기본 기조는 비슷한데, 다른 곡들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할 수 있겠네요." "Not Long for This World" "이 곡을 들으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요. 어둡고 심각한 상상에 사로잡히죠.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판타지아'가 떠오른달까요. 미키 마우스는 요술 지팡이를 멋대로 휘두르고, 빗자루를 부려 물 양동이를 옮기잖아요. 지금은 49살 아저씨지만, 어릴 땐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이 곡은 세상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인데,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묘사하고자 했습니다. 앨범 전체 흐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노래예요. 한 장의 앨범은, 1단계에서 시작해 최종 단계까지 올라가는 거잖아요. 물론 중간에 건너뛰거나 후퇴할 수도 있지만요. 이 곡을 다음 트랙 'Solway Firth'의 전조곡쯤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사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모든 것들, 그 자체가 하나의 콘셉트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음악은 물론이고 모든 것에 있어서, 예술이라는 건 저희에게는 참 중대한 문제죠." "Solway Firth" "노래 말미에 'You want a real smile? I haven't smiled in years'라는 가사가 나오거든요. 그 부분을 들으면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제 자신, 저의 가족, 주위 사람, Corey, 그리고 그가 노래에서 말하는 사람 등 모두를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어요. 그때 이 곡을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살다 보면 더러운 꼴을 겪게 마련이지만, 솔직하게 감정을 털어놓고 제대로 끝을 맺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고 긍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어요. 잠깐의 눈속임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훌훌 털어낸 것처럼 홀가분해질 수 있죠. 한 방 제대로 얻어맞은 것처럼 커다란 타격을 입더라도 얼마든지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 당신의 운명은 당신 손에 달렸다는 걸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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