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신비롭지만 불현듯 감정을 뒤흔드는 음악. 작곡가 Jóhann Jóhannsson의 음악은 머나먼 극지방의 오로라를 눈이 아닌 귀로 체험하는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1969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태어나 201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다채로운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사운드스케이프를 개척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인디 록 밴드 Daisy Hill Puppy Farm, 신스팝 밴드 Apparat Organ Quartet 등의 멤버로 활동하며 아이슬란드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첫 솔로 작업은 아이슬란드의 동명 연극을 위해 작곡한 'Englabörn' (2002)으로,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서정적으로 흐르는 소편성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Jóhannsson은 2010년대부터 '광부의 노래' (2010), '사랑에 대한 모든 것' (2014) 등 영화 음악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작업은 드니 빌뇌브 감독과의 협업입니다. 어두운 인더스트리얼 사운드로 숨 막히는 긴장감을 구현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2015), 전자음과 클래식 음악을 신비롭게 결합한 '컨택트' (2016)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는 영화 음악을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선 Jóhannsson의 작품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며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