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lica의 1983년 데뷔작은 모든 걸 바꿔놓았습니다. 스판덱스 의상을 입고 헤어스프레이로 머리를 세우는 등 화려한 외관으로 무장한 LA 메탈 씬에 가운뎃손가락을 날린 것이죠. 기타와 보컬을 맡은 James Hetfield와 드러머 Lars Ulrich는 Motörhead, Judas Priest 등 '뉴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탈'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계를 초월한 공격적 사운드를 만들었습니다. Exodus의 기타리스트 Kirk Hammett과 Trauma의 베이시스트 Cliff Burton을 영입해 결성된 Metallica의 멤버들은 최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그 결과는 최초의, 그리고 가장 격렬한 스래시 메탈 앨범이었죠. Hetfield의 목을 긁는 거친 외침과 함께 시작되는 첫 곡 'Hit the Lights'는 울부짖는 목소리로 헤비메탈을 찬양합니다. 그의 이전 밴드 Leather Charm의 미완성곡을 바탕으로 만든 'Hit the Lights'는 대부분의 앨범 수록곡과 마찬가지로 탈선할 듯 폭주하는 기관차 같은 노래죠. 이어지는 'The Four Horsemen'은 아마도 메탈 팬을 양자택일의 시험대에 오르게 만드는 곡으로 가장 유명한 사례일 겁니다. 원래 이 곡은 Metallica의 전 기타리스트이자, 이후 Megadeth를 결성한 Dave Mustaine이 작곡한 'Mechanix'가 바탕이 되었습니다. Metallica의 버전에는 Hetfield가 쓴 묵시록의 4기사에 관한 가사가 들어있죠. Mustaine은 이후 Megadeth의 1985년 데뷔작 'Killing Is My Business... And Business Is Good!'에서 자신의 'Mechanix'를 공개했는데, 이 곡은 성적인 비유로 가득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두 노래 중 무엇이 나은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속도감 넘치는 싱글 'Whiplash'는 격렬히 헤드뱅잉 하는 메탈 팬을, 'Jump in the Fire'는 영원한 저주를 노래합니다. 마치 뱀처럼 이 두 곡 사이에 똬리를 튼 경이로운 노래 '(Anesthesia) Pulling Teeth'는 Cliff Burton의 베이스 솔로가 원테이크로 녹음되어 강한 인상을 남기죠. 또한 Metallica가 최초로 만든 노래 'Seek & Destroy'는 Diamond Head의 'Dead Reckoning'에서 영감을 얻은 곡입니다. Metallica는 Diamond Head의 여러 곡을 커버한 바 있고, 'Kill 'Em All'의 이후 발매 버전에는 'Am I Evil?' 커버가 보너스 트랙으로도 수록되었습니다. Ulrich의 인상 깊은 드럼 소리로 포문을 여는 'Motorbreath'는 매연을 들이마시며 투어를 도는 삶을 3분짜리 전격전처럼 격렬히 압축해 놓았습니다. 강한 인상에도 불구하고 과소평가된 곡 중 하나죠.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 음악처럼 불길하게 웅웅대는 신시사이저로 시작하는 'Phantom Lord'는 시끄러운 뉴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탈풍 리프와 클린 기타 사운드의 브리지를 퍼붓습니다. 이러한 사운드는 Metallica의 다음 두 앨범, 'Ride the Lightning'과 'Master of Puppets'의 작곡 스타일을 예고합니다. 'Kill 'Em All'은 슈퍼스타로 향하는 Metallica의 거침없는 행보를 처음으로 알린 작품이자, 이후 수없이 많은 스래시 메탈 밴드를 탄생시킨 기폭제가 된 앨범입니다. 차트와 라디오를 지배했던 앨범 'Metallica(일명 '블랙 앨범')', 혹은 이들이 지난 30년 동안 발표한 모든 음악과 비교했을 때, 'Kill 'Em All'은 다른 작품과 비슷한 면이 별로 없습니다. 대신 Metallica의 가장 순수한 모습이 담겨 있는 데뷔작이죠. 사납고, 군더더기 없으며, 분노로 가득 찬 장대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