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y Lanez는 자신의 에피소드형 시리즈 'Chixtape'에 대단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단순히 2000년대 R&B 명곡들을 샘플링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뛰어넘고 싶어 했고 원곡의 아티스트들이 직접 참여해주기를 바랐다. 그 결실이 바로 이 앨범이다. 'Foolish'를 각색한 'A Fool's Tale'에서 원곡자 Ashanti가 보컬까지 맡아줬고, 'Take You Down'을 샘플링한 'The Take'에는 Chris Brown이 직접 참여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Jagged Edge, 112 멤버 Slim, Pretty Ricky 같은, 시대를 주름잡았던 R&B 레전드들이 대거 가세했다. 면면이 화려하다는 말이 걸맞은,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는 환상의 피처링 라인업이다.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이들은 최고의 스타였어요. 저는 열렬한 팬이었고요. 정말 완전히 빠졌었죠. 이들과 작업하는 내내 어렸을 때 느꼈던 그 두근거림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어요." Tory Lanez의 말처럼 그때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Chixtape 5'를 상세히 살펴보며 R&B 황금기였던 2000년대로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Jalissa’s Back! (SKIT) "실제 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곡입니다. Jalissa와 그녀의 친구 Keisha, 그리고 Keisha의 여동생까지 총 3명의 소녀가 등장하죠. 일련의 거대한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어요. 제 음악에서 스킷은 필수예요. 저는 음악에 반드시 재미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때때로 노래가 너무 진지하거나 심각해지기도 하니까 분위기를 환기시킬 겸 사이사이 스킷을 집어넣는 거죠." The Trade feat. Jagged Edge & Jermaine Dupri "이 앨범의 인트로 격인 곡입니다. Jagged Edge의 실력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겁니다. Jermaine Dupri가 스카우트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Jermaine Dupri의 'Yes' 사인이 떨어지기만 하면 저는 만사 오케이예요. 다른 건 제쳐두고 오직 그것만 신경 썼죠. 이 곡 다음에 나오는 나머지 16곡의 분위기도 그런 식으로 잡아갔고요." Jerry Sprunger feat. T-Pain "'Chixtape 5' 작업을 시작하고 맨 처음 만든 곡이라 그런지, 나머지 곡들에 자연스럽게 영향이 간 것 같아요. 피처링 게스트들을 섭외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 곡이기도 하고요. 이 'Jerry Sprunger'를 미끼로 사람들을 설득했거든요. '이봐, 무려 T-Pain이 피처링을 해줬다고! 너도 꼭 이 앨범에 동참해야 해!'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Beauty in the Benz feat. Snoop Dogg "Snoop Dogg의 'Beautiful'이랑 'Let's Get Blown'을 어릴 때 정말 좋아했어요. Pharrell Williams도요. 둘 다 제 음악적 스승이나 마찬가지거든요. Pharrell이 들으면 뿌듯할 정도의 비트를 만들어 보이고 싶었어요.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했죠. 욕심 같아선 원곡자들을 전부 불러 모으고 싶었지만, 그들이 동참해줄지는 장담할 수 없었어요. Snoop Dogg은 아이코닉한 인물이잖아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을 섭외할 자신이 없었어요. 근데 고맙게도 기꺼이 참여해줬죠. 제겐 영웅과도 마찬가지인 이런 아티스트들이 제 부름에 응답해주는 건 굉장히 상징적이고 의미가 큰일이에요. 진짜 엄청난 동기부여가 돼요." Blowin’ Mine’s "Snoop Dogg의 'Let's Get Blown'은 제가 최고로 좋아하는 노래예요. 머릿속에 박혀버릴 정도로 수도 없이 들었죠. 심지어 자면서도 들었어요. 그야말로, 2000년대 최고 명곡 중 하나인 동시에 제 인생 노래죠. 이 곡은 프로듀싱도 너무 맘에 들어요. 제가 'Let's Get Blown'을 들을 때마다 항상 느꼈던 꿈꾸는 듯한 몽롱함과 비현실적인 느낌을 여기서도 제대로 살려보고 싶었어요." Leah’s Introduction (SKIT) "우리를 10대 시절로 되돌아가게 하는 곡이랄까요. 여기서 처음 등장하는 Leah는 'Chixtape 5'에서 제 상대역이 돼 주는 캐릭터예요. Leah와 저는 차 안에 있어요. '나는 정말 너랑 사귀고 싶어. 근데 너는 아직도 Jalissa랑 Keisha를 만나고 다니잖아.'라는 식으로 그녀가 저를 추궁하고, 저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쳐요. 차분하게 그녀를 설득해서 결국엔 분위기 좋게 마무리가 되죠.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이전 앨범을 들어보세요." The Take feat. Chris Brown "이 곡이 이렇게 멋지게 완성될 줄은 몰랐어요. Chris Brown의 'Take You Down'은 명불허전 R&B 클래식이에요. 그걸 잊어버리면 안 돼요. 원곡의 느낌을 살리되, 플로우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이 곡은 후반부가 진짜 압권이에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 Broken Promises "말 그대로 테이프가 끝나는 바로 그 지점이 이 'Broken Promises'의 시작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그런 식으로 흐름이 전환되는 게 좋더라고요. 노래가 끝날 즈음에서 뭔가 한 차원 더 끌어올리고 싶었달까요. 여기서 쓴 샘플은 바로 전 트랙 'The Take'에서 가져온 거예요." The Fargo Splash feat. Ludacris "Ludacris의 곡 중에 훌륭한 게 많지만, 저는 'Splash Waterfalls'가 제일 좋아요. 뮤직비디오가 잊혀지지가 않아요. 진짜 재밌었거든요. 뮤직비디오 중에 Ludacris가 어떤 여자랑 같이 풀에서 수영을 하려다가 갑자기 싸우는 장면이 있거든요. 저는 그 부분이 너무 웃기더라고요. Ludacris 그 자체였죠. 언젠가는 그와 꼭 한 번 작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소원성취했어요. 노래는 분명히 새 거지만, 옛날 노래에서 받았던 감흥을 여기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Luv Ya Gyal // Love Sounds feat. The-Dream "먼저 제가 지금의 창법을 터득한 게 The-Dream 덕분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사실 저는 노래를 제대로 할 줄 몰랐거든요. 근데 그를 보고 난생처음으로 '아, 저 사람처럼 노래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Mr. Yeah'나 'Fancy' 같은 곡들은 제 음악적 교본이기도 하고요. 정말 존경하고 닮고 싶은, 저의 롤 모델 같은 아티스트죠. 원래 이 노래는 솔로곡이었어요. The-Dream의 'I Luv Your Girl'과 'Falsetto'를 샘플링했죠. 비트를 듣고 'The-Dream 같이 하면 좋겠다.' 생각은 했지만 감히 엄두가 안 났어요. 무려 Beyonce의 곡을 쓰고 그래미상도 여러 번 탄 거물 중의 거물이잖아요. 평소 그를 우러러보던 저한테는 너무 먼 나라 사람처럼 느껴졌죠. 'I hate to see that look in your eye'라는 Dream의 후렴구 파트를 들으면, 그가 어떤 식으로 노래를 하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어요.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가 하는 걸 저도 고대로 따라 하고 싶어져요. 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니까요." Yessirr feat. Pretty Ricky "Pretty Ricky는 정말 전설적인 그룹이에요. 'Your Body'를 발표했을 땐 정말 대단했죠. 전 그 노래가 너무 좋았어요. 어렸을 때 플로리다에 살았거든요. 그래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날씨도 좋았고 기분도 좋았고, 모두 세단을 몰고 나와서 커다란 바퀴를 굴리며 거리를 내달리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여자들은 람보르기니보다 동크를 모는 남자에게 더 환호해줬죠. 플로리다에선 잘 알려진 사실이에요." Best of You // Busted (SKIT) feat. Mya "제가 Mýa를 진짜 엄청 좋아하거든요. 처음 녹음실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너무 긴장해서 이상한 소리만 잔뜩 지껄였지 뭐예요. 제 감정이 걸러지지 않고 그냥 튀어나와버렸거든요. BET 어워드에서도 만났어요. 레드 카펫 위를 걷던 그녀가 난데없이 저를 붙잡아서 깜짝 놀랐었죠. Mýa는 반갑다고 인사하는 거였는데, 저는 하마터면 엉겁결에 사랑한다고 할 뻔했다니까요. 그녀가 'Best of You'의 피처링을 맡아준 건 저에게 너무나 특별하고 뜻깊은 일이에요. 이번 앨범에 여성 게스트는 Mýa랑 Ashanti뿐이었고 각각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두 분 다 흠잡을 데 없이 너무 잘 해주셨어요." The Cry feat. Mario "'The Cry'의 첫 소절 가사가 'You curved the fuck out of me'에요. 욕할 때 보면 제가 좀 많이 직설적이죠. 저를 곤란하게 만드는 한 여자에 관한 내용이에요. 그녀는 자신이 필요할 때만 저를 찾죠. 개인적으로 엔딩 부분이 가장 맘에 들어요. 때려 부수는 듯한 드럼 소리랑 Mario의 애드리브로 끝을 맺거든요. 아주 멋져요." Still Waiting feat. Trey Songz "실연 모드를 장착한 파트. 'Still Waiting'은 Trey Songz의 'Can't Help but Wait'를 거꾸로 뒤집은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Trey Songz 덕분에 꽤나 애를 먹었어요. 피처링 파트 녹음본을 받아내기가 결코 쉽지 않았거든요. 제일 오래 기다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기다릴만한 가치는 있죠. 그는 저를 주눅 들게 만들 정도로 정말 압도적이고 대단한 아티스트니까요." A Fool’s Tale (Running Back) feat. Ashanti "이 곡은 Ashanti의 'Foolish'를 샘플링한 건데, 노래가 미쳤다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아요. 샘플로 쓰고 싶다고 Ashanti에게 청하러 갔을 때 진짜 엄청 긴장했어요. 네다섯 번 같이 일을 했었는데도 그러더라고요. '어떤 식으로 쓰고 싶냐'라고 묻는 듯한 그녀의 시선에 털이 쭈뼛 곤두서는 기분이었어요. Ashanti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 동생, 방 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죄다 저를 쳐다보고 있었죠. 저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말 그대로 10분 만에 비트를 확 뒤집어버렸어요. 소리 몇 개를 더하니까 훨씬 듣기 좋더라고요. 그 순간에는 당황스럽기도 했고 어떡하면 좋을지 몰라서 안절부절 했지만, 끝나고 생각해보니 꽤나 효과적인 작업 방식이더라고요." Thoughts feat. Lloyd and Lil Wayne "Lil Wayne과 Lloyd의 벌스(verse) 파트가 막판에 훅 들어오는데, 그 순간 'Chixtape' 앨범은 물론이고 제 인생이 비로소 완성되는 기분이었어요.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죠. 제가 원하던 게 바로 이거였어요." If You Gotta… feat. Fabolous "저에게도 매우 의미가 큰 노래지만, 현시대와 문화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고 생각해요. 2000년대 대표 히트곡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Fabolous의 'Can't Let You Go'와 Tamia랑 같이 부른 'Into You'잖아요. 이 두 곡이 제가 그를 피처링 게스트로 섭외한 결정적 계기이자 이유였어요. 저는 녹음할 때, 'F-A-B-O-L-O-U-S'라는 문구를 평소 하던 것대로 똑같이 집어넣어 달라.'라고 부탁했어요. 그 특유의 바이브가 너무 좋았거든요. 그는 제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여줬죠." Room 112 feat. Slim "'Room 112'는 사실상 마지막 곡입니다. Slim이 참여해줬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영광이고요. 이 곡 끝에는 꼭 스킷을 붙이고 싶었어요. 다음에 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처럼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피날레예요. 노래 속 그는 그녀의 감정에 이입돼 있고, 그녀는 그를 연기하죠. 'Chixtapes' 어디에도 Tory Lanez는 없는 거예요." Last Love Letter (SKIT) "'Leah's Introduction'에 등장했던 Leah가 여기에도 나옵니다. 그녀는 친구랑 한창 통화 중인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요. 노크한 사람은 우편배달부. 그가 건넨 CD에는 메모지가 붙어있고, 그 메모에는 '너는 날 실망시켰어. 절대 잊지 못할 거야. 하지만 네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너에게 이런 걸 줄 수 없겠지.'라고 쓰여 있어요. Leah는 그걸 소리 내서 읽습니다. 그리고 'Chixtape Si...'라고 나지막이 읊조리죠. 거기서 끊겨요. 'Chixtape 6'가 있을 거라는 걸 넌지시 흘리면서 말이죠. 금방은 안 되고 아마 몇 년은 걸리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