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Me, Same Us

New Me, Same Us

"우리의 개인적인 감정이 가득 들어간 앨범이에요."라고 이번 앨범을 설명하는 리드 싱어 Yukimi Nagano. Little Dragon은 10년간 총 다섯 장의 정규 앨범을 선보였다. 80년대 트랜스 팝과 90년대 다운템포 R&B 등 다양한 텍스처를 독특하게 블렌딩한 실험적인 음악으로 명성을 얻었다. 다섯 장의 앨범에서는 공통적으로 특유의 숨소리가 섞인 꿈결같은 댄스 클럽 사운드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정규 5집 'Season High' 발매 이후 3년 동안 더욱더 성숙해진 가사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 'New Me, Same Us'에서는 단조로운 삶과 상실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Hold On "데모 버전을 들어보면 Massive Attack의 'Unfinished Sympathy'가 곧바로 연상돼요. 우리한테 상당히 큰 영향을 준 밴드죠. 원래 하우스 트랙으로 만들려던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완전히 다른 느낌의 노래가 만들어졌어요. 이 곡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 거예요. 사실 이 화두는 이 곡뿐만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데, 여기서는 특히 이전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깊이 파고들고 있죠. 과거를 놓을 준비가 아직 덜 된 상태예요." Rush "이 곡은 현대인의 삶을 노래한 거예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죠. 세상의 흐름에 정신없이 떠밀려가다 보면 나중엔 뭐가 뭔지 알 수가 없게 돼 버리잖아요. 불안감이나 소외감은 점점 커져만 가고, 내 뜻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온갖 감정들에 휩쓸려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죠. 그런 현대인의 혼돈과 광분을 표현해 봤어요." Another Lover "멤버들이 비트를 만들고 제가 멜로디를 썼어요. 비트는 이미 완성된 상태였는데 멜로디가 문제였어요. 잘나가다가 중간에 턱 막혀버렸거든요. 마침 제 생일이었는데 답답한 마음에 약의 힘을 살짝 빌려보기로 했죠. 약 기운이 온몸으로 쫙 퍼지고, 몽롱함에 취한 상태에서 눈을 감고 누웠어요. 순간 정말 엄청난 슬픔과 고통이 밀려왔어요.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죠. 뭐랄까, 전엔 몰랐던 새로운 감정에 눈을 뜬 기분이었달까요. 약간의 냉정을 되찾은 후에 얼른 기운 차려서 곡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완성하고 싶었거든요. 그 어느 때보다 열린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곡을 썼고, 완성된 후에 곧장 보컬 녹음에 들어갔죠. 그런데 녹음실에 들어갔더니 자꾸만 눈물이 나는 거예요. 우느라 음정은 자꾸 흔들리고, 목은 다 쉬고,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 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니까요. 도저히 녹음을 진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결국 다음날로 미뤘어요." Kids "개인주의로 점철된 현대 사회의 단상을 담은 곡이에요. 요즘 사람들은 다들 각자의 세계에서 온갖 착각에 빠져 살잖아요. SNS가 그 단적인 증거죠. 아이들은 이런 정신 나간 세상 속에서 자라나고 있고요. 뭐, 대충 그런 내용이에요.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분위기가 상당히 묘해요. 신시사이저가 영롱하고 성스러운 아우라를 뿜어내면서, 동시에 음침한 기운을 풍기거든요.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이 기묘하게 공존하고,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죠. 게다가 사운드 자체가 상당히 실험적이고 장난스러워요. 우리 밴드가 항상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실험성과 전위성이 아주 잘 구현된 곡이라 할 수 있죠. 우리에겐 무척 중요한 부분이고, 그래서 이번 앨범에 반드시 필요한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Every Rain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과 지구라는 행성, 우주는 만물의 근원이에요.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자 우주의 이치에요. 우리 모두 여기로부터 시작되었어요. 세상 모든 것이 본질적으로 일맥상통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비이기도 하고 구름이기도 하고 하늘이기도 해요. 형체나 성질만 다를 뿐이죠." New Fiction "이 곡은 우리 멤버 Fred Källgren Wallin의 얘기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거예요. Fred가 언젠가 파티에 갔었는데 사람들이 뭔가 보이지 않는 규칙에 의거해서 역할 놀이를 하는 것 같더래요. 그 모습이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지고 불편해서 얼마 안 있고 그냥 나와 버렸다더라고요. 그럴 때가 있죠. 얼핏 자연스럽고 편해 보이지만 대화는 겉치레뿐이고 다들 알게 모르게 눈치를 봐가며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그 분위기가 도저히 적응이 안 되기도 하죠.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것 같아서 결국 도망쳐버리는 그런 상황 말이에요. 이 곡은 약간 어지러운 분위기 속에서 Fred의 코러스 파트로 첫 운을 떼요. 작품 의도를 제대로 살리려면 좀 더 서사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낼 필요가 있었는데, 끄트머리에 나오는 피아노 솔로가 그 필요를 충족시켜 줬어요. 개인적으로 이 곡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파트에요. 곡 전체를 압도할 정도로 대단한 아우라를 뿜어내죠. 그야말로 Fred의 기량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에요. 사실 저희 음반 녹음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쓴 게 처음이에요. 마침 스튜디오에 있어서 한 번 써보자 하긴 했는데, 처음인데다가 워낙 비싼 악기라 Fred가 꽤 긴장했었죠. 근데 한 편으로 엄청 신나 보이더라고요." Sadness "슬픔은 결말이 아니에요. 진정 아름답고 가치 있는 무언가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고, 전환의 징조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잖아요. 다친 나를 추스르고 치유할 시간을 그 슬픔이라는 공간 안에서 버는 거예요. 그러니 실컷 울고 맘껏 슬퍼해도 돼요. 다만 절망이나 체념은 하지 말자고요. 우리가 지금 흘리는 눈물은 분명 기쁨의 씨앗이 될 테니까요. 반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이 곡이 참 맘에 들어요. 저는 이 곡처럼 음악에 깃든 감정과 노래 가사가 모순되는 게 재미있고 좋더라고요." Are You Feeling Sad? "이 곡의 비트는 상당히 중독성 있고 재밌어요. 그 재미를 그대로 살리고 싶었죠. 그래서 곡에 대해 깊이 생각하거나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보컬 녹음도 거의 프리스타일로 했고요. 정말 딱 제 취향이에요. 아시다시피 제가 댄스 음악과 자장가의 경계에 있는 그런 모호한 분위기를 좋아하잖아요. 게다가 Kali Uchis가 피처링을 해 줬고요. 그녀가 불러준 후렴 파트는 정말 멋져도 너무 멋져요. 덕분에 곡의 가치와 품격이 한층 높아진 느낌이랄까요. 정말 훨씬 근사해졌어요." Where You Belong "기타와 보컬만으로 단순하게 시작해요. 화려한 전자 비트로 점철된 전형적인 Little Dragon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죠. 노래의 핵심 키워드는 '상실'이에요.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지만, 아직도 상대의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했어요.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고 싶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충동 때문에 몹시 괴로워하죠. 그러다 문득 깨달아요. '비록 헤어졌지만 그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있다. 눈만 감으면 언제 어디서든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라는 걸 말이에요. 참 애잔하고 가슴 시린 장면이죠." Stay Right Here "모든 앨범은 우리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에요. 이 곡도 마찬가지고요. 이 곡은 사랑 노래예요. 저는 소중한 인연을 찾았어요. 저한테는 세상 가장 귀한 사람이죠. 제목도 가사도, 보이는 그대로 해석하시면 돼요." Water "이 곡 역시 데모 버전과 완성본이 달라요. 시작은 일렉트로닉이었는데 결론은 컨트리 느낌이 나는 곡이 되었죠. 저는 보통 가사를 쓸 때 제가 그때 느끼는 감정을 다양한 문장으로 써요. 이 곡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 나이가 들어가는 것, 그리고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사막에서 시작해도 물에서 끝날 수 있는 게 인생이죠. 이처럼 어느 한곳에서 시작해서 다른 곳에서 끝나는 인생의 여정에 대한 느낌을 노래에 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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