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Unknown Solo Piano Works

Beethoven: Unknown Solo Piano Works

클래식 애호가들은 보통은 심포니나 소나타, 현악 사중주로 베토벤 음악 세계에 입문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것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 중 하나니까 말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들은 어떤가? 들어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독일 피아니스트 Matthias Kirschnereit (마티아스 키르슈네라이트)는 바로 이 부분에 주목했다. 그리고, 한 때는 사랑받았으나 지금은 잊혀진 베토벤 작품들을 다시 양지로 끌어냈다. 그렇게 베토벤 음악을 새롭게 발견한 그는, 이제 가이드가 되어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한다. "사실 저도 처음 접해본 곡이 많았어요. 그래서 작품을 발굴하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것처럼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죠." Kirschnereit는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희귀한 것만 수집한 건 아니다. 작품 선정의 기준은 나름 분명했다. "베토벤이 12살에 쓴 곡과 1825년에 쓰여진 맨 마지막 피아노 작품은 꼭 싣고 싶었어요." 또한 그는 소나타(sonata), 소나티나(sonatina), 바가텔(bagatelle), 베리에이션(variations), 론도(rondo) 같은 피아노곡 형식을 베토벤이 쓴 그대로 전부 표기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익숙한 듯 전혀 다른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줄 참신하고 놀라운 베토벤 안내서 Beethoven: Unknown Solo Piano Works를 Matthias Kirschnereit와 함께 살펴보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심미안과 감식안을 넓혀보자. Polonaise in C Major, Op. 89 "이 곡은 기쁨과 환희,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재기가 넘치고 유머러스하고, 뜻밖의 놀라움으로 가득한 작품이죠. 베토벤은 러시아 Alexander 황제의 부인에게 이 곡을 바쳤습니다. 폴로네즈 리듬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연주 방식이 매우 독특합니다. 상당히 즉흥연주에 가까운데, 그 부분이 무척 흥미로워요." Allegretto in C Minor, WoO 53 "이제 우리는 굉장히 깊고 어두운 작품으로 넘어갈 겁니다. E-flat major로 흘러가는 중간 부분, 슈베르트 음악처럼 섬세하고 시적인 끝부분이 매우 인상적인 곡이죠. 아마 슈만의 Piano Quartet은 이 곡의 영향을 적잖이 받았을 겁니다. 베토벤이 19세기 음악을 지향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Bagatelle, WoO 54 (Lustig und Traurig) "'Lustig und Traurig'은 제목 그대로, 인간의 주요 감정인 '기쁨과 슬픔'을 캡처한 작품입니다. 우리는 행복하거나 혹은 불행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수천 개의 감정이 존재해요. 기쁨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모양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불안정한 것도 있고 강력한 것도 있죠. 베토벤은 그 미묘한 차이를 다채로운 베리에이션을 통해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시작은 단순하지만 점차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됩니다." Rondo in C Major, WoO 48 "베토벤은 13살에 이 Rondo in C Major를 작곡했습니다. 모차르트와 하이든이 살짝 엿보이긴 하지만, 베토벤의 음악적 자신감이 한껏 느껴지는 작품이죠. 당시의 많은 음악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곡 여기저기에 장식과 음계를 추가했습니다." Bagatelle in C Minor, WoO 52 "음계가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 트리오 파트가 상당히 모던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이 곡을 듣다보면 자꾸 운명 교향곡 (Fifth Symphony)이 떠오릅니다. 이게 그 전조곡이 아닐까 싶을 정도예요. 상당히 극적이기도 하고, 둘 다 조성이 C minor인데다가, 똑같이 바 바 바 바아아암~!하는 리듬으로 시작되거든요. 그 짧은 악절에서 전체 곡이 파생되죠." Prelude in F Minor, WoO 55 "저에게 이 곡은 한없이 경이롭고 감동적인 발견입니다. 베토벤과 바흐의 대화를 엿듣는 기분이랄까요. 이 작품은 1803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 때 이미 베토벤은 자신이 청력을 잃을 거란 걸 알고 있었죠. 정말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고 슬퍼집니다. 영혼을 파고드는 선율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Sonata in F Minor, WoO 47 "베토벤이 12살 무렵에 쓴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가 있습니다. 단언컨대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버금가게 훌륭한 작품입니다. 제 생각엔 이게 최고고요. 어린 나이에 썼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성숙함이 물씬 느껴집니다. 여기 쓰인 F 단조는, 사실 베토벤 음악에서 상당히 중요한 키라고 할 수 있어요. ‘Appassionata’ Sonata도, Sonata No. 1도 전부 F단조 곡이죠. 이 소나타의 첫 번째 파트는 비틀린 화음과 열정적 에너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반면, 두 번째 파트는 오케스트라를 연상시켜요. 분명히 피아노곡인데, 어디선가 목관과 프렌치 혼 소리가 들리는 듯 하죠. 그러고 나서, 드라마틱한 세 번째 파트에 도달합니다. 그렇게 불안하고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곡은 끝을 맺습니다." 7 Ländler in D Major, WoO 11 "이 무곡은 굉장히 육감적이면서 신나고, 또 활기가 넘칩니다. 진짜로 춤추고 싶어지게끔 분위기를 한껏 띄워주죠. 베토벤은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모두가 자기 음악을 즐길 수 있길 바랐습니다. 듣기 쉽고 편한 곡들이 더러 눈에 띄는 건 아마도 그 때문일 겁니다. 이 곡도 그런 곡 중 하나고요. 피상적이지는 않지만, 충분히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Piano Piece for Piringer in B Minor, WoO 61 "베토벤의 말년작 중 하나인데, 매우 우울하고 내향적이면서 사적인 감정이 많이 들어간 작품입니다. 1821년, 베토벤이 한참 폴리포니(Polyphony. 다성음악)에 심취했을 무렵에 쓰인 곡이죠. Ferdinand Piringer라는 사람에게 바친 헌정곡인데, 아마도 자진해서 선물한 걸 겁니다." Piano Piece in B-Flat Major, WoO 60 "정말 경이로울 정도로 짧은 곡입니다. Anton Webern 작품만큼이나 압축적이고 함축적이죠. 겨우 몇 줄 안에 모든 느낌, 모든 감정, 모든 생각이 응집돼 있습니다. 이 짧은 곡 안에 그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Ecossaises in E-Flat Major, WoO 83 "에코세즈 (*Ecossaise. 18세기 후반 생겨나 19세기 전반 유행했던 춤곡.)는 본래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한 겁니다. 이 곡에서 베토벤은 기쁨이란 감정을 상당히 다채롭게 표현했는데, 어떨 땐 화사하고, 어떨 땐 좀 거칠고, 또 어떨 땐 현실적입니다. 저는 그 다양한 성격을 최대한 살려서, 되도록 자유롭게 연주하려고 했습니다. 정말 대단히 흥미롭고 매력적이고 아리따운 곡입니다. 이따금씩 아주 요염하기까지 하죠." Minuet in E-Flat Major, WoO 82 "저는 이 미뉴에트가 너무 좋습니다. 동일한 조성과 화음구조를 갖고 있어서인지, 몇몇 부분이 Sonata Op. 31 No. 3 ‘La Chasse’의 시작 부분을 연상시키거든요. 트리오 곡인데, 현악 사중주 연주도 가능할 것처럼 쓰여졌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Sonatina in F Major, Kinsky Halm Anh. 5 No. 2 "이 곡은 베토벤의 작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100%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죠. 근데도 베토벤의 이름으로 발표됐습니다. 근데 사실, 이 시기에 이렇게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곡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베토벤 말고 또 누가 있었겠습니까? 보세요, 마디마디에 활기가 넘치고 반짝반짝 빛나잖아요. 론도는 유머로 가득하고요. 어떤 부분은 정말 기가 턱 막힐 정도라니까요!" 6 Variations in F Major, Op. 34 "학생 때 함부르크에서 Alfred Brendel (알프레드 브렌델)의 연주회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처음 이 곡을 접했습니다. 듣자마자 완전 반해버렸죠. 들으면 들을수록 참 신기하고 흥미로운 작품이에요. 변주될 때마다 조성과 박자가 달라지는데다가, 연주곡인데도 가사가 있는 노래처럼 들리거든요. 베토벤이 이렇게 현대적인 곡을 쓰리라곤 상상 못했던 터라, 처음 들었을 때 적잖이 놀랐었죠." Waltz in E-Flat Major, WoO 84 "이 Waltz는 베토벤의 후기 작품 중 하나인데, 1824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트리오 파트를 들어보면 후기작인 게 대번에 티가 나죠. 베토벤이 말년에 쓴 피아노곡들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음역대가 상당히 넓습니다. 오른 손은 계속 건반 위쪽으로 올라가고 왼손은 계속 아래쪽으로 내려가요. 여기서도 마찬가지고요. 단순명료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 중 하납니다." Andante in C Major, WoO 211 "정말 경이로운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곡의 깊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행간을 읽어야 해요. 깨질 듯이 섬세하고 연약하고, 또 사적인 감정이 상당히 많이 개입되어 있거든요." Piano Piece in G Minor, WoO 61a "이건 베토벤이 가장 마지막에 쓴 피아노 솔로곡입니다. 1825년에 작곡한 두 줄짜리 곡이죠. 베토벤은 이걸 영국 음악 사학자 Charles Burney의 딸인 Sarah Payne에게 정표로 남겼습니다. 상당히 짧지만, 베토벤이 폴리포니(Polyphony. 다성음악)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곡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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