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 That Break Your Heart

Friends That Break Your Heart

"다섯 번째 앨범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남은 아티스트들이 꽤 많아요." James Blake가 Apple Music에 말합니다. "앨범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 숙달됐을 시점이기도 하고, 음악적 시도들도 이것저것 해 봤을 거예요. 나이도 대개 30대에는 접어들었을 테니, 많은 것들이 정리되고 해소된 다음일 겁니다. 그래서 마침내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충실하게 작업하기로 마음먹게 되는데, 어쩐 일인지 반응이 뜨거운 거죠." 그의 5집 앨범 제목은 'Friends That Break Your Heart'입니다. Blake가 자신의 최고 작품이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전 4장의 앨범들과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앨범이죠. 런던 북부에서 태어나 현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 중인 그의 음악 특유의 서정적 강렬함은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하지만, 예전에 비해 거칠고 꾸밈없는 사운드는 듣는 이의 마음을 한껏 뒤흔듭니다. "어느 때보다 직설적으로 곡을 썼어요." 그의 설명입니다. "슬픈 곡이든 희망적인 곡이든, 모든 감정에 대해 3집이나 4집 때보다 원초적으로 접근했어요. 예전 작품에선 감정을 담아내는 것에 대해 고민했고, 그런 고민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하고 있지만, 32살이 되고 나니 여러모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 앨범은 자신감이 가득한 작품이에요." 앨범 제목을 보면 언뜻 전형적인 절교 서사를 비튼 듯합니다. 연애 이외의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을 다루죠. Blake는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와 절교하는 상황에 놓인 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방식이 없는 것 같아요. 평생에 걸친 아주 돈독한 사이였다고 하더라도, 일단 관계를 정리하고 나면 그런 상실감을 빠르게 극복해야 한다는 기대 같은 게 있어요. 하지만 옛말에 이르듯이, 오랜 친구를 새로 만들어 낼 수는 없죠." 지난 2년간의 팬데믹 상황 때문에 깨진 관계들도 있을까요? "부분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이번 앨범의 소재와 맞닿기도 해요." 그가 말합니다. "우정이 지속되려면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 중에 지금은 사라져버린 것들이 있어요. 인생에서 계속 함께할 친구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친구로서 자신의 모자란 점에 대해서도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대접 못 받는 삼류 팝스타로서 누군가의 친구 노릇을 제대로 하기란 어렵거든요. 또 반대로 제가 친구들의 도움이 가장 절실했던 순간을 돌이켜 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더군요." Blake는 이런 상황에서 솔직하게 도움을 호소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조치는 오히려 그의 앨범 작업에 도움이 되었고, 이 작업은 그의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신 건강에 있어 제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꽤 크다는 걸 깨달았어요. 봉쇄 조치는 제가 스스로를 다독이는 계기가 되었죠. '해낼 수 있어. 나쁜 생각을 막아버리고 안 좋은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아마 다른 방법에 의존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계속해서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면서 문제를 극복해 내는 것은 창의력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멋진 5집 앨범의 각 트랙에 대한 Blake의 소개를 들어봅니다. Famous Last Words "곡 순서에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에요. 곡 순서를 짜는 건 DJ 세트를 만들면서 잠잠한 부분, 고조되는 부분, 자아 성찰을 위한 순간 등을 안배하는 것과 비슷해요. 곡을 쓰고 실제로 프로듀싱하는 데 시간을 워낙 들이다 보니, 곡 순서를 정해야 할 때가 되면 '아휴, 그냥 아무 순서로나 맞추자' 하게 돼요. 이 곡은 러브송은 아니지만, 러브송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별 노래기도 해요. 우정과 애정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곡인데, 기묘한 느낌입니다. 꼭 로맨틱한 감정은 아니더라도, 우정을 통해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상처받을 수도 있는 거죠." Life Is Not The Same "우리에게 강한 영향을 끼치는 이들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마치 그 사람에게서 반짝반짝 빛이라도 나듯,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나도 모르게 언행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죠. 우리가 나약하거나 남의 영향을 쉽게 받는 성격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요. 어쩌면 조금은 그런 성격일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그런 사람에겐 특별한 점이 있어요. 그렇게 남에게 휘둘릴 땐 그걸 자각해야 합니다. 저도 어떤 사람들을 통해 남 신경을 덜 쓰고, 덜 휘둘려야겠다는 걸 깨닫게 된 적이 있어요. 너무 쉽게 남에게 굽히는 것은 자존감과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자기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걸 알았죠." Coming Back (feat. SZA) "미국 송라이터이자 아티스트 Starrah와 세션을 진행 중이었는데, 그가 언뜻 스튜디오에 SZA가 들를 것이라고 일러 줬어요. 그래서 SZA에게 그간 작업했던 것들을 들려줬더니, 그가 거기에 맞춰 노래하더군요. 만나자마자 서로 잘 맞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곡을 위한 적절한 프로덕션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어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제가 만든 프로덕션은 별로 신나지가 않았어요. 저희 두 사람이 만든 사운드는 멋졌지만, 후렴구가 없는 곡이라 그의 목소리를 어떻게 받쳐줘야 할지 고민이 필요했죠. 이런 구조적인 부분에 모두 익숙하기 때문에, 거기에 손을 대려면 제대로 된 대체물을 찾아야 해요. 글루텐이 없는 빵을 만들 때와 비슷하죠. 앰비언트하게도 해 보고 엄청 아름답게도 꾸며 봤지만, 뭔가 안 맞았어요. 결국 기본적으로 이 곡에 필요한 것은 확 오는 강렬함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자주 택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필요할 땐 그렇게 가는 게 맞죠." Funeral "화창하지만 어쩐지 우울했던 어느 날 혼자서 작업한 곡입니다.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것 같고, 사람들이 나를 포기해 버린 게 아닌가 걱정하는 상태에 대해 생각했어요. 봉쇄 조치가 한창일 때 딱 그런 느낌이었죠. 인터뷰 같은 외향적인 활동을 마지막으로 한지 이미 몇 년은 지났었거든요." Frozen (feat. JID & SwaVay) "좀 섬뜩한 느낌의 반주에, 제 보컬도 약간 비틀리고 기묘하게 들어간 곡입니다. 비트는 제가 원래 JID를 위해 준비했던 것인데, 그와 SwaVay가 거기에 맞춰 정말 멋지게 랩을 했어요. 결국 그의 앨범에는 맞지 않는 곡이 되었는데, 내심 제 앨범에 넣고 싶었기 때문에 제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약속을 상대방이 취소하도록 유도해 냈을 때의 느낌이랄까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느낌이거든요. SwaVay와는 몇 년 전부터 함께 작업해 왔으니, 이번 앨범에 참여시키자고 Jameela가 (Blake의 파트너이자 이번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 얘기를 꺼냈어요. 탁월한 선택이었죠. A&R 감각이 아주 뛰어난 프로듀서예요." I'm So Blessed You're Mine "이 앨범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완성된 곡이 있는가 하면,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흥미진진하게 짜 맞췄던 곡도 있습니다. 이 곡은 그 중간 어디쯤 해당하는데, Khushi, Dominic Maker, Josh Stadlen, Jameela 등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만든 작품이에요. 최고의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제 주관은 접고 들어갔죠.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다 함께 모여 수다도 떨었고요. 1집 때는 제 사회 불안 장애가 너무나 심해서 사람들과 이렇게 어울리지 못했어요." Foot Forward "Metro Boomin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좀 난해한 쪽을 좋아한다는 걸 잘 아는 그가 MPC(music production centre)로 만든 피아노 샘플을 들려줬죠. 70년대 느낌이면서도 Metro 특유의 통통 튀는 감각이 있었어요. 스튜디오 안에서 거기에 맞춰서 즉흥으로 노래를 붙였는데 사운드가 어찌나 신나던지, 부스에서 Metro가 춤을 추고 있더군요. 아주 힘찬 느낌의 곡입니다. 곡 작업을 하면서 Frank Dukes와 Ali Tamposi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후렴구 멜로디를 Ali가 만들었는데, 그도 정말 천재예요." Show Me (feat. Monica Martin) "Monica는 훌륭한 가수일 뿐만 아니라 정말 멋진 사람입니다. 엄청 웃기기도 하고요. 이번에 그와 친해졌어요. 이 곡은 Monica가 들어오기 전엔 상당히 허전한 느낌이었죠. 딱 알맞은 누군가가 없이는 살리기 어려운 곡이었는데, 이번에도 Jameela가 좋은 제안을 했어요. Monica가 저와 Khushi가 있던 스튜디오로 와서 딱 제가 원하던 느낌으로 보컬을 녹음했는데, 정말 대단하더군요. 모두가 흥분되는, 참으로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Say What You Will "꿈결 같은 60년대 느낌이 가득한 곡입니다. 최근 몇 년간 만든 곡 중에 제일 마음에 들고, 현재 제 인생 전반에 있어 가장 뜻깊은 곡이면서, 제 심경을 충실히 반영한 곡이에요. 저는 이렇게 넓은 메시지를 내포한 노래가 좋아요. 제 현주소에 대해 진정성을 담아 소통하려 했던 곡인데,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어요. 음악 인생을 여기까지 밟아 온 저로서는 다른 방도가 없거든요. 노래를 만드는 공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곡 자체만 좋다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건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사람들과 공명하지 못하는 곡은 사라지게 마련이죠. 그럴 때의 기분을 제가 압니다. 제가 만든 곡이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들과 통하지 못하는 경험을 해 봤으니까요." Lost Angel Nights "여러 가지 내용을 담은 곡이지만, 기회를 놓친 건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을 주로 다뤘어요. 누군가를 탓하는 마음도 어쩌면 약간은 있겠네요. 제 고유의 것을 남이 가져다가 따라 하고, 그리고 곧이어 팽개치는 상황에 대한 곡이에요. 저는 지금껏 음악을 해 오면서 굉장히 운이 좋은 편에 속했지만, 새로운 뭔가가 반짝 등장하면 그게 떴다가, 이내 필요가 없어져서 금방 버려지는 식으로 아티스트가 소비되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한 이들도 많고요. 그러나 계속 인간이자 아티스트로 남고 싶다면 감당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자신에게 최대한 충실하고 자연스러운 채로, 가능한 한 오래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요. 남들이 어떻게 행동하든,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죠." Friends That Break Your Heart "순서가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앨범 제목을 먼저 정하고 나중에 이 곡에 제목을 붙였어요. 미국의 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Rick Nowels를 만나러 운전해 가던 중에 떠올린 멜로디입니다. 결국 앨범에 싣지 못했던 곡들이 있었지만, 이 노래는 처음부터 아주 빼어나다는 걸 알았어요. Rick이 건반을 연주하고 저는 오랜만에 온전히 싱어송라이터 역할을 맡는 식으로 작업했는데, 아주 재미난 경험이었죠. 'I have haunted many photographs' (여러 장의 사진에 유령처럼 나타났던 나)라는 가사에 담긴 감정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 끔찍한 감정이니 그러길 바라면 안 되겠네요. 하여간 상당히 흔한 감정인 건 맞다고 생각해요." If I'm Insecure "때로는 화음이나 광활한 느낌 중 하나에 집중해서 곡을 쓰곤 합니다. 이 곡은 후자예요. 종말론적인 러브 송인데, 세계가 멸망하고 있지만 사랑이 있으니 괜찮다는 내용이죠. 2021년 우리 사회의 현주소일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이 앨범 전체가 팬데믹 중에 제가 겪었던 경험을 표면화한 결과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곡을 쓸 때 의도한 건 아니었어요. 저는 곡을 잔뜩 쓴 다음 나중에 가서야 '아, 이게 대충 이런 내용이었구나'하고 깨닫곤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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