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이 바흐의 평균율 전체 48곡 중에서 제1권을 스튜디오에서 녹음한지 한 달 후인 1987년 3월, 뉴욕 주 북부 지역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 실황 음원이 3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후 ECM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마침내 빛을 보게 되었다. 형식미의 최고봉이라 할 바흐의 음악이 재즈 뮤지션의 유연한 연주와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중에서도 키스 자렛의 연주는 아마도 가장 탁월한 것으로 꼽힐 것이다. 24편의 전주곡과 푸가 연주에는 바흐의 음악에 키스 자렛이 바치는 경의와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위대한 클래식 음악가의 몇 세기 전 작품이 재즈 아티스트의 손끝에서 되살아나는 감동을 트로이 세이빙스 뱅크 뮤직홀의 생생한 현장 음향과 더불어 느껴보자.